어느날 비가
억수같이 쏟아지던 밤
누이동생이 잠든 사이
적막한 밤
고향 길을
정신없이 달려
동생 생각에
눈물이 흘러
그래도 돈은
벌어야 된다는 생각에
무작정 서울로
올라가는 기차에
어느새 도착한
서울역의 밤거리
나에게 보인건
노숙자들의 잠자리
말도 많고 탈고 많은
서울이라고
서울 가면 눈뜨고도
코 베인다고
한땐 나도 잘나가는
회사 사장이었다는
아저씨에 말을 듣고
나도 놀랐죠
하지만 나는 다시
돌아갈 수 없어요
돈을 벌기 위해
여기까지 온 걸요
지금은 돌아갈 수 없죠
하지만 돌아가고 싶죠
동생이 혼자 있는
고향집으로
우리 오빠 말타고
서울 가시면
비단 구두 사가지고
오신다더니
일자리 찾기 위해
헤매던 하루하루
우연히 쫓기고 있던
한 남잘 보았네
문득 도와줘야겠다는
생각에
쫓기고 있던 한 남잘
돕게 되었네
숨을 돌리는 순간
그는 내게
수표 몇장과 명함을
내밀었었네
돌아갈 차비마저
없었던 나에게
사막 한 가운데서
물을 찾은거 같았네
명함을 보고 전활 걸어
찾아간 그곳
강남에서 잘나간다는
나이트클럽
첨엔 나도 몰랐었어
그가 말한 일자리가
회사원이 아닌
바로 웨이터 둘리
어리버리 촌놈이라
무시 받아도
우리 남매 살길이
여기 있다고
지금은 참아야겠지
설움에 눈물이 나지
혼자 있는 동생이
걱정이 되지
우리 오빠 말타고
서울 가시면
비단 구두 사가지고
오신다더니
이젠 서울 사람이
다 되어가고
한푼 두푼 돈을
모아가고 있던 어느날
느닷없이 들이닥친
폭력배들이
그를 찾으며
마구마구 부숴댔지
당황하고 겁에 질린
그를 봤을때
주위에 아무도 없고
나만이 그를 지켰네
그런 그가 나에 대한
믿음으로 난
놀랄만큼 컸고
두려움도 컸어
피같이 벌어
정승같이 쓴다고
내 양심은 이미
퇴색해버리고
이제 후회해도
너무 늦은 걸까
그래 다시 동생에게
돌아가야 해
서울역으로 가는 길에
쇼윈도 안에
너무나 예쁜
파란 구두를 보았어
들뜬 마음에
밖에 나와보니
떠나오던 그날같이
비가 내렸지
우리 오빠 말타고
서울 가시면
비단 구두 사가지고
오신다더니
누군가 뒤에서 우산을
씌워줬지 그였어
그가 나를 배웅하러
왔다 생각하던 그때
아스팔트 위에
동생 구두가 보여
그 위에
비가 내려
이젠 동생에게
돌아갈 수 없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