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지도 못하면서

민서

나를 잘 알지도 못하면서 난
나의 선택을 믿어버렸어
난 울지 않는 나를 보면서
기특하다고 칭찬을 했어

그냥 다 덮어버렸던 거야
너무 겁이 나서

사랑은 남겨지고 난 뒤에도 자란다는 걸
나는 정말 몰랐어
눈 뜨면 몰라보게 또 자라난 그리움 속에
길을 잃은 아이가 된 것 같아
그래 길을 잃었어
난 길을 잃었어
많은 걸 잃었어 정말

그땐 어른이 다 된 것 같았어
널 만나고 또 헤어지면서
세상 모든 일은 지나간다는
흔한 말을 곱씹으면서

많이 다친 줄도 몰랐어
내 맘 여기저기

사랑은 남겨지고 난 뒤에도 자란다는 걸
나는 정말 몰랐어
눈 뜨면 몰라보게 또 자라난 그리움 속에
길을 잃은 아이가 된 것 같아
그래 길을 잃었어
난 길을 잃었어
많은 걸 잃었어 정말

눈뜨면 매일 오는 아침이 다 이별이란 걸
나는 정말 몰랐어
봄 다음에 여름 가을 건너뛰고 겨울인 거야
요즘 내 맘을 말하자면

눈물이 흐를 때면 흘리는 게 어른이란 걸
나는 정말 몰랐어
참아서 퉁퉁 불은 슬픔들이 또 차 올라서
지금 뒤늦게 울고 있어
이제 어른이 됐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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