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설이 타령>이라고 알려져 있는 장타령은 우리나라 전지역에 구전되어 오던 민요의 하나이다. 걸인들이 구걸을 할 때에 노래를 지어 부르던 것이 곡의 유래라고 추측되지만 경쾌한 리듬과 서민적인 삶의 애환을 담은 사설이 공감대를 형성하였기 때문인지 일반인들에게도 널리 퍼졌던 것 같다. 이 음반에 수록된 <장타령>은 김종조의 서도창법이 살짝 가미되고 있고, 노래 중간 중간에 여자소리꾼의 추임새와 그것을 재미있게 받아넘기는 아니리가 짤막짤막하게 삽입되어 있어 퍽 색다른 느낌을 준다. 이런 음반들은 당시 유성기 음반의 전체적인 성격과 당시 명창들의 연주곡목을 살피는데 중요한 자료구실을 하리라고 본다.
원반 : Victor KJ-1271B(KRE 452)
녹음 : 1938. 9. 16
얼씨구 들어간다 절씨구 들어간다. 우리나 부모 날 길러 물려줄 것 없어서 장타령을 물렸소. 저희나 겉은 인생은 어른의 덕으로 생겼소. 언제나 땅에 올래다 비가 와서 못왔소. 이번 땅에 오다가 바늘 한 쌈 얻었소. 얻은 바늘을 버릴까 낚시를 하나 휘었소. 휜 낚시 버릴까 창파나 만경에 던졌소. 만경창파에 더지더니 잉어나 한 놈 물었소. 잡은 잉어 버릴까 비늘치고 회쳐 놓고 한 잔 먹고 노브라졌다. 품바나 절씨구 잘한다. “거 참 잘한다”, “뭘 잘하갔소 비오는 날 나뭇단 꺼지리듯 합니다.”
얼씨구 들어간다 절씨구 들어간다. 바지 타령 들어간다. 올라나 간다고 솜바지 내려나 간다 내림바지 들어나 간다고 막바지 겨울바지는 솜바지 가을바지는 항라바지 여름바지는 홑바지 요즘 신식인 양바지 사내바지는 개구녕바지 계집애 바지는 쪽바지로다. 품바나 절씨구 잘한다. “참 잘하는데”, “뭘 잘하갔소 돈번 여편네 창구녕 틀어막듯 합니다.”
얼씨구 들어간다 절씨구 들어간다. 온갖 춘절 들어간다. 옥동도화난 만사춘 가지가지 꽃피어 문전에 들인 버들 오류춘백 자랑하고 다만에 기화이초 난만하게도 붉었네. 팔월부용에 군자룡 만단춘수는 홍련화 안양부동 월앙홍에 소식전턴 한매화 공자방손 벗님네 부귀할 손 모란화이화나 만지 불개문 당신궁중 배꽃 목동요지 행화꽃 이좌중에 여러부용 덕천만세 무궁화로다. 품바나 절씨구 잘한다. “잘한다”, “뭘 잘해요 우는애 젓맥이듯 합니다.”
일자나 한 장 들구봐 일 알이 송송 해송송 방풍 샛별이 완연해 새벽 종다리 지지 울제 부모님 생각이 절로나 우리나 부모 계셨되면 이 지경은 안될걸. 동풍이 불면 서으로 서풍이 불면 동으로 인생무득이 장춘절 시오시오 부재내니 이내 신세도 딱하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