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리)
하루는 제비 한 쌍이 날아 들거날 흥보가 좋아라고 반갑다 저 제비야 고루거각을 다 버리고 궁벽강촌 박흥보 움막을 찾아오니 어찌 아니 반가우랴. 수 일만에 새끼 새 마리를 깠것다. 먼저 깐 놈은 날아가고 나중 깐 놈이 날개공부 힘을 쓰다 뚝 떨어져 다리를 부러뜨렸것다. 흥보가 깜짝 놀래여 명태껍질을 얻고 당사실을 구하여 다리를 동여 제집에 넣어주며 부디 죽지 말고 살아 멀고 먼 만리강남 부디 평안이 잘 가거라. 미물의 짐승이래도 흥보 은혜 갚을 제비거든 죽을 리가 있겠느냐. 수 십일만에 부러진 다리가 나아하로난 날개 공부 힘을 쓰는데,
(진양)
떴다 보아라 저 제비가 둥그렇게 둥그렇게 구만장천에 높이 떠 거중으로 둥둥 펄펄 날거날 흥보가 보고서 좋아라고 반갑구나 내 제비야 부러진 다리를 원망을 말어라. 고자의 손빈이라도 양족이 없었으되 제나라 가서 대장이 되고, 초한적 한신이도 일지수가 없었으되 대장단 높은 집에 일군개경을 허였으니 멀고 먼 만리강남을 부디 평안히 잘가거라. 제비 저도 섭섭하여라고 빨래줄에 가 내려앉더니마는 무엇이라고 대답을 허고 구만장천에 높이 떠서 이리날고 저리날아 만리강남을 훨훨 날아 들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