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정 (시인: 신동엽)

김은영
앨범 : 명곡으로 수놓은 명시에의 초대 17
♣ 표 정
                - 신동집 시
참으로 많은 표정들
가운데서
나도 일종의
표정을 지운다.
네가 좋아하던 나의표정이
어떤 것인지
내가 좋아하던
너의 표정이
어떤 것인지
다 잊어버렸다고 하자.
우리에게 남은
단 하나의 고백만은
영원히 아름다운
약속 안에 살아 있다.
풍화(風化)하지 않는
어는 얼굴의 가능을 믿으며
참으로 많은 표정들 가운데서
나도 임의의 표정을 지운다.
표정이 끝난 시간을랑
묻지를 말라
창살 속에 갇 히운
나의 노래를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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