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 밖을 보라 흰 눈이 내린다
비가 올 것 같은 내 마음 너머엔
뛰노는 아이들 발개진 얼굴들
눈사람 같은 흰 얼굴 위엔
숯검댕이, 미운 눈썹, 미운 입술
나처럼,
다시 처음처럼 그때 그 느낌처럼
설레임만 가득한 꿈을 꿀 수 있었던
다시 처음처럼 다시 처음처럼
아무 것도 몰라도 그냥 그렇게 좋았던
뜨거워 지지 않는 지워 지지도 않는
흐트러져 버리는 낙서투성이 내 마음
눈이 내리던 날에 눈물로 내리던 날에
내 눈물보다 차갑던 내 맘보다 뜨겁던
다시 처음처럼 다시 처음처럼
아무것도 몰라도 그냥 그렇게 좋았던
내 맘보다 작은 너는 어디에
내 입술보다 더럽던 넌 어디에
씻어버려야 할 어제들은 쌓여가
흐트러져 내리는 저 텅 빈 눈덩이들처럼
언젠가는, 언젠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