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씨

김혜진
옛날에 이 길은 꽃가마 타고
말 탄 님 따라서 시집가던 길

여기던가 저기던가
복사꽃 곱게 피어있던 길

한 세상 다하여 돌아가는 길
저무는 하늘가에 노을이 섧구나

옛날에 이 길은 새색시 적에
서방님 따라서 나들이 가던 길

어디선가 저만치서
뻐꾹새 구슬피 울어대던 길

한 세상 다하여 돌아가는 길
저무는 하늘가에 노을이 섧구나

노을이 섧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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