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을 묻지 못한다

이민아

이별을 말한 어제가 가고 너가 없는 오늘
이별 후 첫날이 흘러가
머리 질끈 묶고 차라리 잘된일이라고
혼자 라면에 맥주를 마셔

같이 보기로 한 개봉작이 생각나
같이 가기로 한 여행지가 어디지
나 혼자 어쩌라고 맡겨두라 해놓고
아무것도 못하고 있어

모닝콜 없는 아침과
아무 말 없는 카톡이
너와의 이별을 말한다
출근은 잘 했는지
점심은 먹었는지
오늘을 묻지 못한다

너와 함께 했던 좋은 일만 생각나
너를 좋아했던 내 진심이 떠올라
너도 나처럼 울며 보내진 않겠지만
내 생각은 좀 해줄래

만약에 우리
그날에 우리 그럴 수 밖에 없었을까
어쩌면 우리
그날에 우리 그럴 수 밖에 없었을꺼야

퇴근콜 없는 저녁과
아무 말 없는 카톡이
너와의 이별을 말한다
집에는 잘 갔는지
저녁은 먹었는지
오늘을 묻지 못한다

안녕이란 인사조차
하지도 못한 너에게
너와의 이별을 말한다
오늘이 별거라고
이별이 별거라고
내맘을 묻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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