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을 오르다가 등성이에
꽂꽂하게 서있는 소나무를 봤어요
거센 바람에 가지들은
부러지고 허옇게 뿌리가 드러나도
한결같이 푸르른 모습
아버지가 생각났어요
살아보니 알겠습니다
산다는 건 쉬운일이 아니라는 걸
살아보니 알겠습니다
울고 싶을 때 내맘대로 울 수 없다는 걸
긴세월 동안 넘어지지 않고
살아있다는 그것 만으로도
아버지는 큰 산 이에요
누가 뭐래도 어떤 누구보다
열심히 살아 온 아버지
살아보니 알겠습니다
산다는 건 쉬운일이 아니라는 걸
살아보니 알겠습니다
울고 싶을 때 내맘대로 울 수 없다는 걸
이제 그대에게
눈물을 선물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