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가 만들었죠
그리고 그댄 떠나갔죠
커다란 눈사람이 돼버린 난
울 수도 없죠
그대만 사랑하게 만들고
움직일 수도 없게 나를 만들고
떠나면 어떡해요
따라갈 수도 없는데
그대를 만질 수 없는
차가운 내 두 손에는
그대가 선물해 준
털실로 뜬 장갑을 끼고
행복한 사람들의
따뜻한 미소 바라보죠
그 속에 그대 없는 나는
너무 추워요
눈부신 빛이 보여
햇살이 나를 감싸오죠
그 빛에 나를 맡겨보려 해도
난 그대로죠
그대가 아니면 난 안돼요
누구도 나를 녹여
줄 수 없어요
그대만이 할테죠
그만 날 찾아주세요
그대를 볼 수가 없는
눈물로 가득한 눈엔
그대가 버리고 간 추억들이
자꾸 보이죠
그 추억 모두 흘려 버릴까봐서
꼭 참아요
눈물이 나를 녹여 버릴까봐 무서워
몇 번의 겨울 지나
새로운 겨울이 왔죠
첫눈이 아름답게 세상을 덮고 있죠
손끝에 남은 빨간 꽃물도
무엇도 나는 없는데
그대가 올 것 같아
여전히 그댈 바래요
그대가 보고 싶어요
그대가 남겨놓은 추억들이
자꾸 보여요
그 추억 모두 흘려 버릴까봐서
눈물 참죠
또 다른 겨울 와도
나는 여기 있을게
그대만 사랑하게 만들어진 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