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깨비 감투 1부

레몽
앨범 : (소리동화 레몽) 도깨비 감투

옛날 한 부지런한 아저씨가 살고 있었어. 하루는 산에서 열심히 나무를 하고 있는데 갑자기 비가 주룩주룩 내리는 거야.
“아이고, 갑자기 웬 비지? 나무하긴 다 틀렸잖아.”
아저씨가 서둘러 산을 내려오는데 비가 점점 세차게 내리기 시작했어.
“어휴, 무슨 비가 이렇게 많이 내리지? 아, 저 집에서 잠시 비를 피해야겠구나.”
아저씨는 저만치에 보이는 낡은 기와집으로 달려갔어.
낡은 기와집 안을 이리저리 둘러보는데 사람이 아무도 없었어. 빈집이었어. 어쨌거나 아저씨는 비를 피하며 깜빡 잠이 들었지. 한참 뒤에 눈을 뜨니, 어느새 비가 그치고 환한 달이 떠 있는 거야.
“아~ 벌써 밤이 되었나? 집에서 걱정하겠는걸.”
아저씨가 벌떡 일어나 나가려는데 시끌시끌 소리가 들려오는 거야.
“하하하하, 이제 신 나게 놀아 볼까?”
“푸하하하, 좋지! 밤새도록 놀자고!”
‘아니, 이게 무슨 소리야? 혹시 도, 도, 도깨비?’
아저씨는 후다닥 다락으로 숨었어.
곧이어 방문이 덜컥 열리더니 도깨비들이 우르르 들어오네. 도깨비들은 얼씨구절씨구 춤을 추며 노래하고 신 나게 노는 거야. 그러다가 도깨비 하나가 감투를 꺼냈어.
“이제 숨바꼭질이나 해 보세. 자, 내가 먼저 숨겠네. 잘 찾아보시게.”
도깨비는 머리에 감투를 쓰는가 싶더니, 감쪽같이 사라져 버렸어.
‘세상에나!’
아저씨는 너무 놀라 뒤로 털썩 주저앉았어. 소리가 나올까봐 얼른 손으로 입을 틀어막았지.
감투 쓴 도깨비는 신 나게 노래를 부르며 방 안을 이리저리 다니고 나머지 도깨비들은 노랫소리를 따라 이리저리 쫓아다니는 거야.
그렇게 밤 새 놀던 도깨비들은 ‘꼬끼오’ 수탉 울음소리를 듣고 허둥지둥 기와집을 빠져나갔어. 아저씨는 슬그머니 다락에서 내려왔지.
“휴우, 아니 저건?”
아저씨가 웅크렸던 몸을 세우는데 방구석에 뭐가 하나 있네?
“저, 저건 아까 도깨비가 쓰고 놀던 감투잖아!”
도깨비들이 서둘러 나가느라 감투를 깜박 잊었나봐. 아저씨는 슬그머니 도깨비감투를 챙겼어. 그러고는 냅다 산을 내려왔지.
“아이고, 여보. 어디 갔다 이제 와요?”
아저씨를 보자마자 아주머니가 뛰어나오며 물었어.
“마누라, 그게 문제가 아니라오.”
아저씨는 아주머니 손을 잡아끌며 방으로 들어갔어.
“자, 날 한번 찾아보시오.”
아저씨는 머리에 감투를 척 올렸어.
“에구머니! 여, 여보. 어디 있는 거요?”
아주머니는 손을 휘휘 저으며 아저씨를 불렀어.
“크크크, 잠시만 기다리시오. 좋은 생각이 떠올랐소.”
아저씨는 아주머니 귀에다 대고 속삭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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