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올 때면 난 널 떠올려
네 생각이 눈 앞을 적셔
그 날이 다시 돌아왔음 해
널 보면 기분 좋게
웃을 수 있을 텐데
그냥 보통 겨울처럼 추웠던 날
널 처음 본 날 그날이 기억에 남아
친구 만나러 가던 길 신호등에
손을 녹이며 서있던 니 모습에
정신을 잃어 약속도 잊어
생각도 잃고 너에게 다가가
할 말도 없으면서 어깨를 두드려
뒤돌아본 너에게 번호를 물어
한걸음 또 한걸음
네게 천천히 다가가던 날들
널 보고 널 들으며
천천히 가까워지던 날들
집가서 한 연락에
답장은 한 10분 후
오래 기다렸지만
내색은 안했어
너가 올린 사진은
역시나 이쁘더라
다시 또 보고 싶어
약속을 잡았어
이번 주 토요일
어때 시간 괜찮니
나쁘지 않으면
영화나 보자
날을 새며 기다리자
토요일이 왔고
널 향해 가는 길엔
흰 눈이 왔어
항상 놀 때면
피씨방에 당구장
뿐인 난 네 덕에
카페에 가봤어
아이스 크리스마스
쿠키 라떼 톨
처음 듣는 말들 뿐이긴 한데도
아는 척 버벅 거리며
주문하는 날 넌
웃으며 바라봐줬어
문득 두 손으로 빨대를 잡은
니 모습에 든 생각
올 겨울은 따스할 것 같아
한걸음 또 한걸음
네게 천천히 다가가던 날들
널 보고 널 들으며
천천히 가까워지던 날들
떠나간 네 덕에
따스했던 겨울이
아직도 기억에 남아
떠나질 않아
올 겨울은 가는데 왜
그리움은 떠나지 않을까
눈이 또 올 때면
네 생각에 잠겨
한참 미소 짓다 쓴웃음을 지어
핸드폰을 켜고 또 다시 다짐해
다음 눈이 올 땐
꼭 전화할게
따뜻한 핫팩 하나로
서로를 녹이며 마주 웃을 때가
기억에 남아 기억에 남아
그리워 그리워
처음 본 날 어깰 두드릴 때
보였던 너의 붉은 두 뺨이
공원 벤치에 나란히 앉아
서로 기대어 눈을 보던 때가
손을 잡고 거릴 걸으며
함께 사랑을 나눴던 날들
춥던 겨울 너와 함께면
따스하게 지나갔던 날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