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알려준적 없지
눈깜빡이면 코베어간다는 사실
내 높지 않은 코는
여전히 석자이지만
당하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썼지
뭐라도 남겨야하지 않을까, 적지
자꾸 들어 펜이 아닌 양손 엄지
용돈에서 월급, 척하며 미손, 억지
덥썩, 제법 나는 어른티
내겐 무채색으로 뒤덥힌 도시
그녀에겐 고향 냄새야, 바로 이곳이
집에 데려다줄때 어린시절을 봤지
그곳은 내 고향과도 얼추 닮았지
떠나온 이들과 떠나간 이들,
꿈이 뒤섞여서 나온 무채색 리듬
찬찬히 살펴봐 그 속에서 남은 이름
다들 뭔갈 적고 써내려가,
한폭의 시들
벌써 이사를 세번,
집이 바뀌었네 계속해서 매번
초본을 떼면 숫자가 많이 붙어 제법
다행이야 세장을 넘기진 않아도 되서
참 많이도 다녔네,
한강 위로 떠다니는
내 발은 까맣게, 필름에 담아내
맛있게 먹어,
요리야 몇몇만 듣겠지만
여기서 만난 친군,
어린 날 모르겠지만
별이 내 눈 아래, 하늘이 뒤집어져
도시 위 멀쩡한건
달이나 해 밖엔 없어
비교하는 맘은 어찌나 이리 가벼운지
둥실 떠오르고 나면
금새 저기가 붙지
날 눌러줘 셔터소리 나를 담아
잊혀지긴 싫은데 또 혼자 있길 바라
엄마 걱정마, 보내준 반찬 아직 많아
한강 위 물빛은 조용히 날 휘감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