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만 바닥 위 느릿느릿 걷다가
푹하고 주저앉고 싶어
길 가던 누군가 나를 일으켜주며
괜찮냐 손 내밀어 주지 않을까
그럼 나는 그래야지
엉덩이 탈탈 털고
고개 한 번 숙이고
사람들 사이에 섞여
손 내밀어 주는 너의
호의를 감싸 안고
나는 그냥 그냥 음
까만 바닥 위 우두커니 서 있다
푹하고 주저앉고 싶어
길 가던 누군가 놀란 얼굴을 하곤
그대로 날 지나쳐가면
그럼 나는 그래야지
손바닥 탁탁 털고
고개를 푹 숙이고
사람들 사이에 섞여
날 지나쳐 갔던 너의
무심을 뒤로 한 채
나는 그냥 그냥 음
나를 사랑해 주는 너에게
달려가서 말해줘야지
호의도 무심도
이젠 모두 안을 수 있다고
하지만 넌 나에게
괜찮냐고 물어봐달라고
그래도 넌 나에게 괜찮다고
말해달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