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모습의 나를 아니
단순해 보여도 그렇지 않아
초록색 기타도 흰색의 건반도
푸른색 치마에 빨간 물감
오늘의 교복처럼 입어볼래
다양한 색깔로 하늘도 땅에도
잠시 나랑 함께 멀리 숲속으로
바다가 보이는 그곳으로
저 앞에 보이는 숲길 보이지 바로 저기야
산양도 사자도 어울려 사는 곳
무서워하지 말고 와
내가 여기에 있잖아
별만 보고 앞을 나아가는 거야
한참 걸리는 그 길 나선 거 후회하지 않아
언덕도 계곡도 머물다 가는 곳
조급해하지 말고 와
시간을 만들어 보자
기타 드럼 피아노 뭐든지 다 좋아
새하얀 액자에 꼭꼭 숨겨
천천히 다가와 생각을 칠해
이런 색 저런 색 자연스럽게 더
바람에 흩날린 얕은 물감
어질러졌어도 신경은 안 써
조용히 담아둬 너만의 언어로
가끔은 한 번쯤 나와 같이 갈래
모든 걸 담은 내 공간으로
두려워 떨지 마 앞을 바라봐 네가 정한 곳
구름과 천둥이 앞을 가리워도
조급해하지 말고 와
잔디를 심으며 가자
수풀 소리를 듣고 나아가는 거야
멀리 돌아간 그 길 나선 거 후회하지 않아
이름과 발자국 남기며 가는 것
조금 들떠 해도 좋아
매일을 추억해 보자
큰 기대는 놓고서 가볍게 가는 거야
내 속도로 가자 빠른 발걸음 느린 발걸음
두 발이 다투며 갈색을 칠해도
귀를 좀 더 기울여 봐
하늘 소리를 들어봐
시원한 바람이 재촉하는 거야
눈을 감고 봐봐 어두운 방에도 깊은 굴에도
지금의 너만이 느낄 수 있는 것
그걸 찾아내는 거야
너를 맡겨보는 거야
망설여지더라도 너만의 물결들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