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야, 왜 그리 서글피 울고 있니
고사리같은 손을 떨면서 울고 있니
들썩이는 작은 어깨가
세상 무엇보다 무거워 보이는구나
아이야, 왜 그리 아프게 울고 있니
맑고 붉은 눈물 흘리며 울고 있니
떨리는 그 작은 손이
세상 무엇보다 차가워 보이는구나
엄마를 찾고 있니
아니면 아빠를 애타게 부르고 있니
그게 아니라면, 아니라면
스스로를 잃을까 애달피 외치고 있니
연약한 네가 살아가기엔
세상은 넘실대는 파도 같구나
그런 널 용서하기엔
난 이미 먼 바다에 떠도는구나
아이야, 어디를 그리도 빤히 보고 있니
네가 떠나온 그 곳을 그리고 있니
어떠한 기쁨 또는 슬픔도
그저 너에겐 또 다른 차디 찬 바람이구나
목 놓아 누군가를 부르지만
따스한 바람 하나 느끼지 못한 넌
굳은 얼굴을 한 채 내가 되어
굳은 얼굴로 날 바라보는구나
연약한 네가 살아가기엔
세상은 넘실대는 파도 같구나
그런 널 용서하기엔
난 이미 먼 바다에 떠도는구나
가엾은 네가 사랑하기엔
세상은 연기처럼 흩날리는구나
그런 널 안아 주기엔
난 이미 빛 바랜 구름 같구나
아이야, 모두 잠든 깊은 밤에 우리 만나자
시간과 계절을 거슬러 우리 만나자
비바람 뚫고 와 손 내미는 나를
그 날엔 용서 해 주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