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꾸 널 떠올릴 때마다
식지 않던 계절이 온듯해
아무런 말도 없이
커다란 손을 내밀어
내리쬐는 해를
막아주곤 했는데
여름이란 글자 뒤에는
왠지 네가 있을 것 같은 생각에
그 자리에 서서
수없이 뒤를 넘겨봐
나는 아직도
네가 그립나 봐
후덥해진 밤에도
손을 마주 잡고
날이 밝도록
사랑을 말하고
너와 있으면
언제까지고 이 계절이
끝나지 않을 것만 같았지
넌 언제나
나의 곁에서
그늘이자 빛이 되어주고
우리 날들을
가득 푸르게 만들었어
널 언젠가
다시 한번쯤
마주할 수 있다면
그 해 여름을
아직 사랑한다고
말해줄 텐데
느리고 더운 바람처럼
답답한 마음에
툴툴거릴 때
가볍게 웃으며
한 쪽 어깨를 감싸던
너는 여전히
날 시큰하게 해
소란스럽게
축제가 열리던 그날
너와 처음으로
입을 맞추고
우린 그렇게
언제까지나 그 계절에
머물러 있을 줄만 알았어
넌 언제나
나의 곁에서
그늘이자 빛이 되어주고
우리 날들을
가득 푸르게 만들었어
널 언젠가
다시 한번쯤
마주할 수 있다면
그해 여름을
아직 사랑한다고
말해줄 텐데
우리 여름으로부터
여전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