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의 달리기, 건강을 생각해서
조금 더 깊고 편하게 잘 수 있을까 생각해서
그러다 동네 커다란 집, 커다란 창문 사이로
이 세상 모든 행복이, 삐져나온 커다란 집
문득 저 행복에 비집고 들어가고픈
마음이 발을 멈춰서 한참을 그렇게 멈춰 서서
멀리 서 있어도 느껴지는 저 행복에
용기를 내어 다가가네, 머리칼을 매만지네
따듯한 불, 따듯한 밤, 따듯한 말
따듯한 손, 날 잡은 손, 떨리는 손
깨진 유리창 너머로 덜컥 마주친
얼룩이 덜룩 고양이, 별것 아닌 양 지나가고
그 뒤에 빨강, 파랑 불, 온 동네 다 물들이고
무섭게 열린 현관문, 우당탕탕 부서지고
이젠 다 잊을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