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유세한도 Tableau Transconscient
쿰바와 영실들 (Kumba and the Soul Chambers)
앨범 : 네오 소울 곡집 Vol. 1
작사 : 성기완
작곡 : 성기완
편곡 : 성기완
창밖으로 풍경이 보이는데 근사하다
눈 쌓인 산봉우리가 바로 곁에 있다
나가 보니 붉은 기암괴석이
펼쳐진 협곡이 장관이다
다시 산봉우리를 곁눈질로 쳐다보니
누더기로 기운 흔적이 있다
누군가가 주정부 또는 시정부에서
그 산봉우리를 분할해서
분양한다고 귀띔해준다
바위가 드문드문 있는 기다란 들판에서
때마침 야구경기가 펼쳐진다
이만하면 흥행에 성공했다는 반응이다
흑형들이 하얀 유니폼을 입고 있다
홈런성으로 넘어오는 볼을
협곡 쪽으로 백하며 잡아낸다
나의 나이스 캐치
그러나 바위에 부딪혀 넘어져서 고통스럽다
저렇게 바위가 한 두 개 씩
갑작스럽게 솟으면 위험하지 않을까
내야를 보니
야구장이 매우 긴 직사각형 모양이다
이건 캐치볼이군 하고 깨닫는 순간
캐치볼이라면 나도 좀 해볼까 싶다
실내에서 누군가가 아주 작은 연단
그것도 살짝 경사진 연단처럼 생긴 무대를
작은 휴지로 닦고 있다
나도 아이들 사이를 지나가며 흥얼거려 본다
그럴듯한 닐 영 풍의 멜로디가 절로 나온다
선배인 나에게 잘 어울리는 멜로디다
이따금 단조가 섞이는 화성이 멋지다
기타는 없지만 눈 앞에 운지를 하는
손가락과 기타 지판이 보인다
지금 생각하니 중학교 때 쯤
낙원상가에서 시험적으로
잡아본 짝퉁 깁슨 느낌의 넥이다
지판 가생이에
하얀 자개 스트라이프가 박혀있는
스타일 윗줄 네 개를 검지로 한꺼번에 짚으며
한 손가락만 높은 음을 따로 짚는
그런 코드 운지 코러스가 배경에 깔린다
좋은 노래다 싶은데
이걸 근데 누구랑 부르지 막막하긴 하다
키가 크고 적당히 마른 몸의
형광색 야구캡을 쓴 어느 보컬리스트가
손가락 끝이 잘린 장갑을 낀 손으로
담배를 피우고 있다
나도 미국올 때 담배를 가져올 걸
미국이잖아 여긴 누가 뭐래 I know
누군가가 스테이크 두께의 등심을
손으로 늘려 고기결 사이의 투명막을 보여준다
막은 자연의 포장지 아닐까
막에 알약을 싸도 되나
그렇게 하면 상하거나 변질되겠지
공기가 차다
보일러를 좀 더 올려야 되나 싶은 새벽이다
6시가 되어가는 컴컴한 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