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버린 게 참 많아
그때 난 너무 어렸잖아
그래 밑바닥
내 현주소의 야망
전부를 갖기 위해
전부 포기했지 아마
그때 내 나이
아마 열넷 열다섯
그전의 기억도 악몽 같긴 했어
차라리 그냥 착각이었길 바랐는데
애써 외면해도 현실이
넘 차가운데
발끝을 찌르는 차가운 공기가
어린 난 집으로 가는 길을 돌아가
없지, 집 안에도 온기는 없지
고성방가와 술에 취해
얼굴이 벌건 사내만 있지
우리 가족 잘 지내보자면서
이어폰을 껴도 욕이 막 들려와서
그땐 내가 할 수 있는 게
X도 없어서
너무 심한 날엔
이웃에게 도움을 청했어
맨발의 소년
옆집의 문을 막 두들겨
답변이 없어
너네 지금 집 안에 있잖어
어젠 언제든지 오라며 왜 씹어
이게 어른의 방식이냐
배신의 배신은 아퍼
그때 갑자기 쾅
불안한 소리가 들려
깨진 현관문
분노는 분노를 낳고
이성을 잃은 자에게
이성을 놨고
너무 어렸었나
그냥 몇 대 좀 더 맞고
경찰이 와도 별반
달라지는 것은 Nothing
나는 나를 방치
나를 지킨 사회적 반칙
이런 시간 3년,
나는 내 감정을 버려
그때부터 난 이미
독고가 되었나 싶어
많은 것을 버려
잘못됐네 이건 '포기'
인간으로 살아남질 못해서
인간실격
앞만 봐라 XX야
멀리 가, 괴물이 돼서
다시 만남,
그 XX 놈에게
악몽이 돼서
X 같은 공황
혀가 말려 숨 막히더라
고개를 못 들어
뭔 하늘이 구겨지더라
나를 달래준 건 없어
의지한 건 담배뿐
X 같은 병원 약도
XX 한두 번 일뿐
감정을 버려
생존을 위한 방식
버린 감정의 찌꺼긴
증오만 남았지
빠진 나사같이
삐걱대는 의자 같지
이런 내가 어떻게 사랑을 하겠어
다시 돌아간다면
난 더 나았을까요
다시 돌아간다면
좀 더 나았을까요
다시 돌아간다면
난 더 나았을까요
다시 돌아간다면
다시 돌아간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