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지금 꿈을 꾸는 건가
어디로 가도 아는 곳이야
바래진 앨범 한 켠 속에 있던
본 적도 없는 앞날인지도 모르겠어
날 잃었던 헤맸던
바라지도 않았던
기억을 엿보다가 나도 몰래
마음 닳아 밤새 울었어
저기 어디쯤에 또
주저 앉아서 누군가를 한참
기다리던 이곳에
가만히 나를 보는 그대가 있어서
꿈이라는 건 알아
다만 지금 이곳에 우리 여기에 있어
언젠가부터 서랍에서 자취를 감춘
선물 받았던 작은 탁상 시계
잃어버린 초침을 따라서
남김없이 잃어버린 시간의 모든 기억들
저기 날 잃었던 헤맸던
바라지도 않았던
상냥하지 못한 이 날씨 탓에
마음 닳아 밤새 울었어
그래도 우리 어느 새벽의
가운데로 돌아와서
기다리던 이곳에
가만히 나를 보는 그대가 여기 있어서
꿈이라는 건 알아
다만 지금 이곳에 우리 여기에 있어
날 잃었어 헤맸고
마음 닳아 밤새 울었어
이렇게 선명할 수 있을까
그대를 기다리던 밤에도
저 달이 떠 있었다는 걸
돌이켜 날아든 기억들 품에서
기다리던 이곳에
가만히 나를 보는 그대가 있어서
꿈이라는 건 알아
다만 지금 이곳에 우리 여기에 있어
날 잃었어 헤맸고
마음 닳아 밤새 울었어
이렇게 선명할 수 있을까
그대를 기다리던 밤에도
저 달이 떠 있었다는 걸
돌이켜 날아든 기억들 품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