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로 가는 꿈을 꾸었네
아마 늘 그랬듯 제주 어딘가
전부 다 버리고 가려 했지만
결국 나를 버릴 수는 없었지
바람을 타고 날고 싶었는데
내 안에 미움이 너무 많다
무거운 것들 내려놓고 싶어
오늘도 겨우 이 바다 앞에 왔지만
투명한 바다에 내가 비칠까 두려워
난 내 몸을 부수어 물보라로 만들었어
거품이 돼버린 날 쓰다듬는 모래는
말하지, 어서 오라고
구멍 난 마음들이 모이는 곳
까맣게 단단해져 버린 마음
상처에 고여버린 감정들을
모두 흘려보내려 여기에 왔지만
투명한 바다에 내가 비칠까 두려워
난 내 몸을 부수어 물보라로 만들었어
거품이 돼버린 날 쓰다듬는 모래는
말하지, 이제 됐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