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여,
바다가 강을 품는 이야기를 들었나
나는
불온한 당신을 깊게 받아들였으니
이것도 신이 주신 억겁의 인연(因緣) 아니겠소
선하게 빛나던 당신의 눈이
확신에 찬 혁명을 꿈꾸는
파르티잔이 되어 돌아와
슬펐지만
아니네 아직도 나는 그날의 동무인
하섭이네
부정하는 것이 아니에요
혁명이 싫어서도 아니고
어둠 속에서 화인처럼 품은
당신의 눈을 사랑하게 되어 길을 품었으니
나에겐 신벌이 임할 것이나
두렵지 않아요
알고 지은 죄 모르고 지은 죄 다 불성에 이르니
천륜을 거스른 나의 죄는 이루 다함이 없으니
나 당신을 사랑해 불지옥도 두렵지 않으니
다음 생에 당신을 만날 것이니
선하게 빛나던 당신의 눈이
확신에 찬 혁명을 꿈꾸는
파르티잔이 되어 돌아와
슬펐지만
아니네 아직도 나는 그날의 동무인
하섭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