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목이 없네
엄마가 맨 등짐을
거들 수 없으니
무게를 나는 알 수 없네
고갤 떨구네
현관을 나서는 엄마를
염치가 없으니
쳐다보는 것조차 못해
가슴 벅찬, 음 단 꿈을 꿨었지
어색한 넥타일 매고
현관을 겨우 나서던 날
난 아무 것도 바꿀 수 없었지
다시 기회가 온대도
조금은 뭔가 달랐을까
난 내가 싫어
난 내가
짊어진 기대를
실망시킬 순 없단 말이야
난 내가 싫어
난 내가
아무 일 없는 듯
차려진 밥상 앞에 앉는 게
면목이 없네
엄마가 차려준 밥상의
수고 만큼이나
나는 잘하고 있는 걸까
고갤 떨구네
수저를 무겁게 쥐고서
밥상 앞에서
또
하루 앞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