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라꽃 던지고 (시인: 한하운)

배한성

♣ 리라 꽃 던지고

- 한하운  시

P양 (孃).
몇 차례나 뜨거운 편지 받았습니다.

어쩔 줄 모르는 충격에 외로와 지기만 합니다.

양이 보내주신 사진은,
오월의 아침 아까시아 꽃 청초로.
침울한 내 병실에 구원의 마스코드로 반겨줍니다

눈물처럼 아름다운 양의 청정무구한 사랑이
회색에 포기한 나의 사랑의 窓門을 열었습니다.

그러나 의학을 전공하는 양에게
이 너무나도 또렷한 문둥이의 病理學에
모두가 부조리한 것 같고
이 세상에서는 안 될 일이라 하겠습니다.

P 양.
울음이 터집니다.
앞을 바라볼 수 없는 이 사랑을 아끼는
울음을 곱게 곱게 그칩니다.

그리고 차라리 아름답게 잊도록
더없는 노래를 엮으며
마음이 가도록 그 노래를 눈물 삼키며 부릅시다.

G선의 엘레지가 비창하는
덧없는 노래를 다시 엮으며

이별이 괴로운대로
리라 꽃 던지고 노래 부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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