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신을 올려라 저 하늘 건너편을 향해
폭약을 채워라 저 하늘 부숴버릴 만큼
작은 터널 속에 꼼짝도 할 수 없는
너무나도 외롭고 고독한 시간이 흘러
어둠 끝 작은 빛을 늘 동경하던 하늘을
이제야 날아 오르게 되었다
도화선을 태워라 모두의 가슴이 애 닳도록
북소리를 울려라 모두의 심장이 고동치게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았었던
이도 저도 아니었던 내 일상은
사람들의 환호에 취해 나도 몰래
더 큰 포신에 몸을 맡기게 되었다
섬광은 눈 부시고 폭음에 놀라
몸을 가눌 수 없는 짜릿한 속도로
누구보다 높이 올라 귀를 막으며
꿈꾸듯 황홀한 안식을 느끼네
나는 알고 있어 잠시 정지해
마지막 포물선 끝이란 걸
이제 여기까지 오른 영광만큼
초라하게 추락하는 나의 마지막 쇼
하늘만 바라보고 날아왔지만
착륙할 곳을 찾지 못했네
떨어지는 나를 우연히 보게 되면
모른 척 해주겠니
인간대포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