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은편 문에 서있는 낯익은 그가 날 보며 웃네
이젠 잘 보이지 않는 노선표만큼 아른 하네
늘 너에겐 여름이 남들보다도 이르게 오지
눈을 비벼 다시 봐도 저 사람은 너일 것 같아
발을 내민다 널 향해 걸어간다
멀어보이던 너의 얼굴이 점점 또렷해진다
딱 너 같은 얼굴 아니 내가 아는 너는 아냐
착각이란 걸 안 순간 늦어버렸네
내 눈은 0.4구나 내 맘은 0.4구나
닦아내도 지워지지
않는 넌 날 자꾸 괴롭혀
온 세상이 뿌옇게 보여 내 눈은
널 바래다주던 동네
익숙한 뒷모습을 보았어
목 끝까지 네 이름을
외치려다 입을 다 물었어
늘 너에겐 겨울이 남들보다도
이르게 오지 눈을 비벼 다시 봐도
저 사람은 너 일 것 같아
어쩜 널 닮은 사람 참 이렇게도 많은 건지
내가 걷는 거리엔 어디든지 나타나
사실 널 본 다 해도
우린 달라질게 없는걸
시간이 갈수록 흐릿해져 가는 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