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름일기

36.5˚C

눈이 퉁퉁 부은 채로 한낮에야 눈을 떴네.
어젯밤에 소주와 라면 먹지 말았어야 했는데.
굵은 커튼 제끼니 세상이 쏟아져 들어오네.
잠시 멍하게 바라보다 담배에 불을 붙였지.

그저 담배는 지포라이타 아님 성냥이 제 맛이지.
쓰기 편한 불티나는 절대 사양하렵니다.
가장 원시적인 것이 가장 풍요로운 것이라고
내 생각이 그런 거고 아니면 그만이지 뭐

오늘도 태양아 너는 너무 일찍 떠올랐다
오늘도 세상아 너는 너무 일찍 서두른다.
인생 뭐 있나 너는 너대로 나는 나대로 가자
머리를 긁적이며 하품을 하니 지나던 개가 날보고 웃는다.

단풍 한번 못 봤는데 가을이 달아나 버렸네.
이번 첫 눈을 맞으면 오십 번째 눈이 되나.
시작은 절반이라고 이제 다시 시작이다.
랄라랄라랄라랄라~ 잘 좀 부탁합니다. 인생씨.

터덩 터덩 거리며 바이크를 타고 간다.
오랜만에 채워본다 마음속의 일기장.
손끝에 앉은 잠자리. 아! 오늘 진짜 감동이다.
나중에 할배가 되어도 나랑 좋은 친구가 되자.

오늘도 태양아 너는 너무 일찍 떠올랐다.
오늘도 세상아 너는 너무 일찍 서두른다.
인생 뭐 있나 너는 너대로 나는 나대로 가자.
머리를 긁적이며 하품을 하니 지나던 개가 날보고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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