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짝 마른 가지와 생기없는 이파리가 우거진 나무숲
숲의 한 가운데 우뚝 솟은 회색 탑에는
흑발의 마녀가 잠들어 있었죠
한 밤 중 보름달이 솟으면 마녀가 깨어나
탑을 핏빛으로 물들인답니다
때때로 마녀에게 잡아먹힌 아이들의 비명소리와 함께 말이죠.
형 들었어? 옆 마을의 괴상한 소식말야
보름달이 솟은 날 나타난다는 흑발마녀
웃음소리가 휩쓸고 지나가면 아이들이 사라져가
이건 진짜 전설대로야, 어서 가보자
휴~ 이 놈이 또 공상에 빠졌어?
너 때문에 너 구하다 수차례 다쳤어
이 전설은 믿을게 못돼 돈 받고 얼른 처리하고 가자
돈벌이는 쫙 깔렸거든
들려오는 이야긴 너무나 섬뜩해
전설의 마지막 페이진 우리 손 끝에
대답없는 물음 해답없는 죽음
마녀를 추적해 이제 전설을 불러내
이틀이나 걸려 겨우 도착한 이 마을엔
숨소리조차 낯설어 우린 긴장을 해
스산한 분위기와 수상한 눈초리
두 사람을 반긴 날카로운 공기
떨떠름한 마을 장로의 지나친 설명에
동생놈은 신나서 이번엔 진짜 일꺼래
난 가볍게 무시하며 장비를 끌고서
내 마차를 불러서 저 돈벌이 숲으로
이 숲은 너무나 음산해
저, 저기 보이는 게 동물인지 아닌지
숲의 모든게 다 수상해
음, 역시 책에서 본 전설 그대로야
(야, 정신차려 이것만 끝나면 우리는 부자야)
형, 근데 저기 보이는게 혹시 마녀의 탑?
아님 이 숲에 홀려 잘못 보이는 환영일까
보름달이 뜨는 내일 다시 탑에 오르자구
전설의 마녀를 직접 보게될지 모르잖아
꼭꼭 숨어라 머리카락 보일라
꼭꼭 숨어라 마녀에게 먹힐라
형 빨리 일어나셔, 어제 왜 또 술을 마셨어?
저 보름달이 뜨기전에 출발하자, 어서
어차피 전설일뿐야 그 숲으로가서
애들옷이나 가져와 돈은 챙겨다놨어
숲은 어젯밤보다 더 슬픈듯이 울부짖는 듯해
우리를 노려보는 저 나뭇가지 끝에
끝에 근데 이것들이 한둘이 아닌게 문제
죽여도 끊임없이 살아나서 우리를 비웃네
읊어대는 주문과 바지에 매단 물약
전혀 통하지 않아 전설은 마녀의 승리야
웃기지마 안되면 무작정 돌파뿐
탑이 저기야 힘쓰는거라면 이정돈 가뿐
숨가쁜 걸음을 내달려서 덤불 숲 앞을
해메다 발견한 건 마녀의 탑 그 정문 앞
지저분한 몬스터들이 자꾸만 또 어슬렁
거려대니까 거슬려 문으로 들어가 서둘러
꼭꼭 숨어라 머리카락 보일라
꼭꼭 숨어라 마녀에게 먹힐라
탁한 공기에 탑을 가득 메운 저주
달빛아 잃어버린 아이들이 잠든 곳을 알려줘
이 썩은 냄새는 뭐지 야 저기 좀 봐
뼈만 남은 아이들의 형체, 이곳은 마녀의 골방?
젠장 이 전설은 다 진짜였어
저기 잠든 마녀는 여태 우리를 기다렸어
이것봐 달빛에 탑이 핏빛으로 물들었어
형 봤어? 그래 마녀의 눈썹이 흔들렸어
꼭꼭 숨어라 머리카락 보일라
꼭꼭 숨어라 마녀에게 먹힐라
들려오는 이야긴 너무나 섬뜩해
전설의 마지막 페이진 우리 손 끝에
대답없는 물음 해답없는 죽음
마녀를 추적해 이제 전설을 불러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