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엽(落葉)

김동률

바람이 흐르면 또 그대로 흘러가는 대로

나는 한 번도 강인하지 못했소 놓아버렸소 그대 손도

앙상하게 떨리는 외침 허공으로 휘저어 봐도

내가 버린 그대는 돌아올 수 없는 어디로

세월이 지나면 새 잎새로 다시 돋아나도

그리 그토록 소중했던 그대와 어찌 같겠소 내게

기어이 지워지지 않으리라는

이내 너무도 무거운 그 죄로 인해

이제 다시는 다시는 사랑할 수 없게 됐소

바닥에 부서진 그대 모습 보는 괴로움도

그런 그대를 외면하고 돌아서 살아남은 내 외로움도

머리카락 떨구는 아픔 그런 만큼 무뎌지고

매일 더욱 단단한 껍질 깊은 곳으로 숨어가고

세월이 지나면 새 잎새로 다시 돋아나도

그리 그토록 소중했던 그대와 어찌 같겠소 내게

기어이 지워지지 않으리라는

이내 너무도 무거운 그 죄로 인해

이제 영원히 영원히 사랑할 수 없게 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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