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고 싶다
너와 아무 이유 없이 그냥
흐르는 계절에 머무는 바람에
너를 담아
어떤 하루의 어느 날처럼
언제쯤이었을까
내가 무얼 바래 본 기억들이
코 끝을 찡긋거려 보아도
아무런 생각조차 안 나
기억 저편에 어렴풋이
떠오르는 하나의 모습
시리도록 아려 미뤄둔
낯익은 그 얼굴 이내 떠올라
걷고 싶다
너와 아무 이유 없이 그냥
흐르는 계절에 머무는 바람에
너를 담아
어떤 하루의 어느 날처럼
남겨진 기억도
따스했던 그날도
모두 지워짐을 알고 있지만
내 가슴 한 켠에 놓아둔
그리움 모두 마르기 전에
나 걷고 싶다
너와 단 하루라도 그냥
흐르지 못하고 멈춰진 가슴에
너를 담아
어떤 하루의 어느 날처럼
너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