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랑자

안다성



소솔한 가을바람 때벌서 석양인데
산마루 도는길에 열녀각이 외롭구나
떠도는 몸이거든 인사를 모르랴만
님없는 처마밑에 하룻밤을 못세우랴
팔벼개 단잠꿈에 정든님 만나보리

쌀쌀한 타향밤은 별총총 님의얼굴
정들자 이별하니 풋사랑이 아쉽구나
떠도는 몸이거든 옛정을 잊어랴만
지향없는 방랑길이 짙어가면 쉬잃는다
때묻은 웃소매에 세월이 얼룩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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