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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매의 실망 (춘향 모친 기가맥혀) 모보경, 이상호

[중모리] 춘향 모친 기가 맥혀. 떴다 절컥 떨어져 밖으로 우루루루루루루루 뛰어 나가 정화수 그릇을 들어쳐 매어 와닥딱 와그르르르르 탕 탕 부딪치며, “죽었구나. 죽었구나. 내 딸 춘향이 영 죽었네. 칠십당년 늙은 년이 당산철륭으 엎드려서 우리 사위 잘 되라고 밤이나 낮이나 하나님 전 축수를 허였더니, 저 지경이 웬일이여?

월매의 한탄 (춘향 모친 전후사를 생각허니) 모보경, 이상호

향단이가 들어가 춘향을 깨워 마나님께 탄로된 말을 다 허니 춘향이 겁을 내어 저의 모친 앞에 와 벌벌 떨고 서있을 제, [진양조] 춘향 모친 전후사를 생각허니 설움이 복받치어 춘향이를 물그러미 바라보더니 두 눈에 눈물이 듣거니 맺거니, “네 이 천하 무상헌 년아, 늙은 에미는 너만 믿고 살었는디 너 그럴 줄 내 몰랐다.

월매의 통곡 (허허 이게 웬말이냐) 모보경, 이상호

춘향 앞으로 우루루루루루 달려들어 춘향을 부여안고, “아가 춘향아, 정신 채려라. 에미가 왔다. 아이고 이것 영 죽었네. 질청의 상좌상존, 장청의 나리님네, 내 딸 춘향 살려주오. 살인죄요, 강도죄요, 무슨 죄로 죽였소? 여보 사또! 제 낭군 수절헌 게 그게 무슨 죄가 되어 생죽엄을 시켰소? 나도 마저 죽여주오.”

부끄러운 춘향이 (춘향 앞으로 들어가며) 모보경, 이상호

[단중모리] 춘향 앞으로 들어가며, “이 얘 춘향아, 이리 오너라. 이리 오너라, 밤이 깊다.” 춘향이 부끄러워 아니 오랴 허니 도련님이 뭉그적 뭉그적 뭉그적 들어가서 한 손은 들어 춘향의 머리를 만지고 또 한 손은 들어 춘향의 애목을 에후리쳐 담쑥 안으니 춘향이 속으로 웃으며, “사또님 아시면 어쩔라고 이러시오?” “오냐, 사또님은 염려마라.

방자의 왼갖 생각 (춘향의 집얼 건너가며) 모보경, 이상호

“내가 평생 아니 다니던 집인디, 뜻밖으 들어가면 새수 없난 춘향 모친 ‘너 어찌 왔느냐?’ 묻거드면 무슨 말로 대답허리, 아니 가자 허니 도련님이 못 살겄고 가자니 난처로다.” 이 일 저 일 생각허여 춘향 문전을 당도허니 향단이 마침 나오거날 방자 내렴으, “야, 이거 무슨 서기지망이 있을라나 부다.”

어사또가 춘향을 찾아간다 (초경야경) 모보경, 이상호

춘향이 꿈이라도 무섭고 두려워 왼 몸이 오싹, 머리 끝 주삣, 소스라쳐 깜짝 놀래 깨달으니 등에서 땀이 쭈루루루루루, 부름 소리가 귀에 언뜻 언뜻 들리거날, 모친 소리를 귀신 소리로 알고 “옴급급여율영사파 쉐.” 춘향 모친 기가 맥혀, “아이고, 저것이 에미 소리를 귀신 소리로 아네 그려. 춘향아 정신 차려라, 에미가 왔다.”

방자 영을 듣고 모보경, 이상호

[자진모리] 방자 영을 듣고 충 충충 충충 걸어 나가는디 마루 밑 청삽사리 컹컹 짖고 내달으니, 그때여 춘향 모친 치마 끈 졸라 매며 닫은 방문 툭 차 열고 우루루루루루루루 쫓아 나와, “네 요 개. 왜 이리 짖느냐? 워리 워리.” 방자 선뜻 나가거날 춘향모 질색허여, “아이고 저 도적 놈 왔구나. 네 이 도적놈.

춘향석방 (사정이 옥쇄를) 모보경, 이상호

수형리가 수도안 올리니 어사또 보시고 옥에 갇힌 죄인들의 죄지경중을 헤아려 처견 방송 허신 후, “옥 죄인 춘향 올려라.” 영이 나니, [중모리] 사정이 옥쇄를 몰아들고 충충충 나가더니 용수 없이 잠긴 열쇠를 절그렁청 열 떠리며, “나오너라, 춘향아. 수의사또 출도후으 너를 올리라 영 나리시니 지체말고 나오너라.”

향단과 월매의 위로 (그 자리 버썩) 모보경, 이상호

[중모리]그 자리 버썩 주저 앉어,“아이구, 허망허여. 가네 가네 허시더니 이제는 참 가고 여영 갔네. 내 신세를 어찌헐꼬. 집으로 가자허니 우리 도련님 안고 눕고 노던 디와 오르내려 신 벗든 디 생각나서 어이보리. 죽자허니 노친이 계시고 사자허니 고생이라, 죽도사도 못허는 신세를 어찌허면 좋단 말이냐.”이리 앉어 울음 울 제, 향단이도 곁에 앉어 사...

춘향의 꿈 (책상의 촛불을 돋우켜고) 모보경, 이상호

[단중모리] 책상의 촛불을 돋우 켜고 열녀전을 외어가다 홀연히 잠 오거날 서안을 의지허고 잠깐 조으더니, 비몽사몽간의 춘향 몸이 공중으로 날리어 바람을 어거허고 구름을 헤쳐가다 한 곳을 당도허니 주궁패궐은 보던바 처음이라. 그 우의 어떤 부인 이상헌 옷을 입고 춘향을 부르더니 무슨 쪽지 내어주시며, “네가 이 글 뜻을 알겠느냐?”

꿈아 꿈아 무정헌 꿈아 (비 맞은 제비같이) 모보경, 이상호

저의 모친 말을 거역치 못허여 집으로 들어갈 제, [진양조] 비 맞은 제비같이 갈지 자 비틀 걸음 정황없이 들어가서, 제 방으로 들어가며, “향단아, 발 걷고 문 닫혀라. 침상편시춘몽중으 꿈이나 이루어 가시는 도련님을 몽중으나 상봉허지 생시에는 볼 수가 없구나.” 방 가운데 주저 앉어, “아이구, 어쩌리.

춘향 끌어내림 (골방의 수천통인) 모보경, 이상호

사령, 춘향 잡어 내리랍신다.” 벌떼 같은 군로사령 우루루루루 달려들어 춘향의 머리채를 상절 시절 연줄 감듯 휘휘 칭칭 감어쥐고 훨씬 너룬 동헌 뜰에 동댕이 쳐, “춘향 잡어 내렸소.”

춘향 방치레 (방치레가 수수허다) 모보경, 이상호

도련님이 춘향 방으 앉어 방안을 둘러보니, [중모리] 방치레가 수수허다. 정결한 이 간방의 영창으로 간을 막고 열선도를 붙였구나.

이별가 초입 (왼갖 생각) 모보경, 이상호

[아니리] 도련님과 춘향은 날이 갈수록 허물은 적어지고 정이 점점 깊어가니, 도련님이 춘향 보고 싶은 생각으로는 밤 낮 없이 춘향 집에 가 살고 싶지만 엄부시하라, 낮에 못 보는 걸로 오색당지 풍월화답 편지 왕복을 날만 새면 어찌 허던지 방자가 책방에 있을 겨를이 없고 춘향집 머슴아가 되었것다.

박석고개를 넘어 (박석티) 모보경, 이상호

북문 안을 들어서니 서리 역졸이 문안커날 명일사 거행을 분부허시고 춘향 집을 찾어갈 제, 일락서산 황혼이되야 집집마다 밥 짓노라 저녁 연기 자욱하야 분별헐 길 전히 없다. 차즘차즘 찾어갈 제, 춘향 문전 당도허여 동정을 살펴보니, 그때여 춘향 어모는 후원에 단을 묻고 두 손 합장 무릎 꿇어 하나님 전에 축수를 허는디, “비나이다, 비나이다.

춘향모의 항변 (춘향 어머니 나온다) 모보경, 이상호

[아니리] 그때여 춘향 모친은 초저녁 잠 실컷 자고 일어나 도련님 드릴라고 밤참 음식을 준비헐 제, 춘향 방에서 울음소리가 낭자허니, “아이고 저것들 또 사랑싸움 허는구나. 싸움이 길면 이별 허기가 쉽느니라. 내가 가서 싸움을 말려줘야지.” 춘향 모친이 싸움 말리러 나오는디, [중중모리] 춘향 어머니 나온다. 춘향 어머니 나와.

신바람 난 월매 (어디가야 여기 있다) 모보경, 이상호

[아니리] 그때여 춘향 모친은 춘향이가 살어난 줄을 벌써 들어 알었건만, 어제 저녁에 어사또에게 헌 가늠이 있어라고 선뜻 들어가지 못허고 저 삼문 밖에서 어정거릴 제, 춘향이가 어머니 찾는 소리를 듣더니 기고만장으로 들어가는디, [중중모리] “어디 가야, 여기 있다. 도사령아, 큰 문 잡어라. 어사 장모님 행차헌다. 요새도 삼문간이 이리 억세냐?”

네가 날 오기만 기대려라 (춘향이 여짜오되 어머니 우지말고) 모보경, 이상호

춘향 데려감세. 좋은 수가 있네. 내일 내행 앞에 신주 요여가 올라갈 터이니 신주는 모셔내여 내 도포 소매 안에 모시고 춘향은 요여 속에 앉어가면 남들 보기에 요여속에 신주든 줄 알지 설마 춘향 든줄이야 알겠나?

교명오작선인교요 모보경, 이상호

방자 술상 갖다놓고 술 부어 올리니 이 삼배 자신 후 취흥이 도도하야 글 한 수를 지었으되 춘향 상봉할 글을 지었것다. [시창] 교명오작선인교요, 누호광한옥경누를. 차문전생수직녀오, 지응금일아견우를.

사또전 춘향모의 말 (춘향 어머니 여짜오되) 모보경, 이상호

들으매 춘향모가 있다하니 춘향 에미를 불러라.” 사또께서 춘향모를 불러 세우고 청혼 말을 허는디, “네가 춘향모라지?” “예, 춘향에미올시다” “들으매 네 딸이 천하 일색이라는구나. 구관자제 수절을 한다하니 젊은 아이를 혼자 둔 것이 부당허지. 내 또한 내행이 없으니 저를 비단 별장으로만 알겠느냐?

도련님 듣주시오 모보경, 이상호

[아니리] 도련님이 춘향 방에 앉고 보니, 숫사람이라 속이 울렁울렁 가슴이 두근두근 수인사 할 말이 콱 막혔지. 까딱하면 퇴 맞을까 자칫하면 수 빠질까, 무한히 생각고 허는 말이, “네 답서에 글 지어 보낸 것과 오다가 칠월편 읽는 소리를 들으니 아주 시전집일러구나.” 춘향이 대답허되, “밤 길고 잠 없어 읽기는 읽어도 뜻은 모르고 읽어요.”

사령 맞는 춘향 (그럴줄 내 알었다) 모보경, 이상호

[아니리]이렇듯 설리 울 제, 향단이 급히 뛰어 들어오며,“아이고 애기씨, 사령들이 떠들고 나오면서 애기씨를 부르니 아마도 무슨 야단이 났는개비요.” [단중모리]“그럴 줄 내 알었다. 홈초리나 받으리라.”치자 다래 그린 유문지호사로 머리를 바드득 졸라매고 문밖으로 나오면서 “김번수네 아저씨 박패두네 오라버니, 이번 신연에 가셨다더니 노독이나 없이 다녀...

군로 사령이 나간다 모보경, 이상호

춘향 바삐 잡어 들여라.” 영이 나니 군로 사령들이 춘향 집으로 나가는디, [중중모리] 군로 사령이 나간다. 사령 군로가 나간다. 산수 털 벙거지 남일 광단으 안올려 날랠 용자를 딱 붙이고 충충 충충 설렁 거리고 나간다. “아나, 였다. 김번수야.” “왜 부르느냐?” “걸리었다, 걸리어.” “거 누구가 걸리어?” “춘향이가 걸렸다.”

춘향이 무색허여 모보경, 이상호

도련님은 사대부댁 자제요, 춘향 나는 천인이라. 일시 춘정을 못 이기어 잠깐 좌정 허겼다가 떼는 수가 옳다허고 이별차로 와계신디, 속 없는 이 계집은 늦게 오네 편지 없네, 짝사랑 외즐거움 오직 보기 싫었것소. 속이 진정 저러허면 누추하온 첩의 집을 오시기가 웬일이요?

어사또와 춘향모의 상봉 (허허 저 걸인아) 모보경, 이상호

춘향 모친이 걸인이란 말을 듣더니 쫓으러 나오는디, [중중모리] “허허 저 걸인아. 눈치없고 재치없고 야마리 빠진 저 걸인. 이 고을서 동냥을 허며 나의 소문을 못 들어. 칠십당년 늙은 년이 무남 독녀 외 딸 하나 옥중에다 넣어두고 명재경각이 되었는디, 동냥은 무슨 동냥. 동냥없네, 어서가소.” 어사또 이른 말, “내가 왔네. 허어, 자네가 나를 몰라?

춘향모 술상 차리는디 (강진향 교자반으) 모보경, 이상호

그때여 도련님은 그날 밤에 다시오마 약속이 깊었는지라 해 저물어 퇴령 후에 춘향 집을 나와 상좌에 좌정허셨것다. 춘향모 벌써 알고 안으로 들어가 춘향 방문 비긋이 열고 도련님께 수인사 허는 말이, “귀중허신 도련님이 누지에 나오시니 하상견지 만만이오.” 도련님 대답허시되, “금야견지 의외로세.”

춘향의 항변 (충신은 불사이군이요) 모보경, 이상호

사또님 대부인 수절이나 소녀 춘향 수절이나 수절은 일반인디 수절에도 상하가 있소? 사또도 국운이 불행허여 도적이 강성허면 두 임군을 섬기랴오? 마오 마오, 그리 마오, 위력 지사를 그리 마오.”

느린 기생점고 (행수기 월선이) 모보경, 이상호

새 사또 도임허면 의례히 육방 점고부터 허는 법인디, 이번 사또께서는 춘향 보기 급급허여, “호장, 듣거라. 육방 점고는 삼일 후로 미루고 기생 점고부터 하여라.” 영이 나니 노방청이 분요허고 호장이 엎드려 차례로 부르는디, [진양조] “행수기 월선이.” 월선이가 들어온다.

옥중가 (천지삼겨) ~ 일야는 꿈을 비니 모보경, 이상호

[아니리] 그때여 사또께서 춘향 가두라는 호령이 지엄하니, 향단이가 춘향을 업고 여러 기생들이 칼 머리를 들고 춘향 모친을 부축허여 옥으로 내려갈 제, 남원부중 남녀노소 없이 눈물을 흘리며 따라 가는디 뉘 아니 칭찬허리.

춘향의 집 (저 건너) 모보경, 이상호

춘향 집이나 좀 일러다오.” 방자 놈이 도련님을 은연 중 골리는디, “도련님이 소인 놈보다 키가 적으신게 저기 저 높은 디 올라서서 엄지 발로 괴고 스시오.” 도련님이 춘향집 볼 욕심으로 방자 시키는 대로 허것다. 방자 놈이 도련님을 엄지 발로 괴어놓고 춘향집을 가르치는디, [진양조] “저 건너 저 건너, 저어기 저어기 저 건너.”

오리정 이별 (도련님 하릴없이) ~ 술상 채려 모보경, 이상호

[아니리] 그때여 내행은 길을 뜨려고 내외가 분주헐 제, 도련님 아니 들어오니 방자 민망허여 춘향 집에 나와 보니 춘향과 도련님이 정신없이 울고 있는지라. 방자 어이없어, “도련님 어쩔라고 이러시오? 내행차는 오리정을 지내시고 사또께서는 도련님 찾어 야단나겼소. 어서 가십시다.”

춘향이 사또전에 불려간다 (행수기생이 나간다) 모보경, 이상호

이리 비틀 저리 비틀 삼문간을 당도허니 전후 좌우 나졸들이 춘향을 붙들고 들어가며, “춘향 현신이오.”

도련님, 이별 말이 웬말이오_ (분같은 얼굴은) 모보경, 이상호

작년 오월 십오일으 나의 집을 나와겨서, 도련님은 저기 앉고 춘향 나는 여기 앉어 천지로 맹세허고 일월로 증인 삼어 상전이 벽해되고 벽해가 상전되도록 떠나 사지 마잤더니, 말경에 가실 제는 뚝 떼어 버리시니 이팔청춘 젊은 년이 독수공방을 어이 살으라고. 못 허지, 못 허여. 나를 두고는 못 가리다.”

그때여 향단이 모보경, 이상호

도련님 아무 말이 없이 대문 안을 들어서니, 그때여 춘향 어머니는 도련님 오시면 드리려고 밤참 음식을 장만허다 도련님 반겨보고 손뼉치고 일어서며, “허허, 우리 사위 오네 그려. 남도 사위가 이리 아질자질 어여쁜가? 밤마다 보건마는 낮에 못 보아 한이로세. 사또 자제가 형제분만 되면 데릴사위 꼭 청허지.”

어사또의 형색 (각처로다) 모보경, 이상호

불쌍터라 춘향 각시. 올라가신 구관자제 이몽룡 씨와 백년언약 맺은 후에 수절허고 지내는디, 신관 사또 도임 초에 수청을 아니 든다 허고 월삼동추 수옥 중에 명재경각이 되었건만, 삼청동 이몽룡 씨 가더니마는 여영 잊고 일장 수서가 돈절허니, 세상에 독허고 모진 양반 서울 양반 밖에는 못 보았네.

여러 기생들의 말 (여러 기생들이 들어온다) 모보경, 이상호

진주 기생 논개 부인 평양 기생 월향 부인 충렬문에 모셔있고, 청주 기생 화월부인 삼충각에 올라있고, 안동 기생 일지홍씨 산 열녀문을 세워있어, 천추 유전을 허것마는, 남원 같은 대모관에 우리 몸이 기생되어 쓸데없이 되었더니 이제 춘향 열녀나서 교방청의 문을 짓고, 노방청의 현판 붙어, 천추 유전을 헐 것이니, 이런 경사가 어디가 있느냐?

이몽룡, 춘향집을 찾아간다 (이윽고 퇴령소리) 모보경, 이상호

화계으 배회헐 제, 그때여 향단이는 쌍송 아래 은신허여 도련님 오시는 거동을 보고 반겨 나와 모시고 들어가 춘향 방문 가만히 열고,

어사또와 옥중 춘향의 상봉 (춘향이가 나오는디) 모보경, 이상호

어사또 목이 메어 춘향 손을 부여잡더니 눈물이 듣거니 맺거니, “네가 이것이 웬일이냐? 부드럽고 곱든 손길이 피골이 상연쿠나.” “나는 이게 내 죄요만은, 서방님은 웬일이요?” “나도 역시 팔자로다.” “서방님을 잠시라도 뵈오니 이제 죽어 한이 없느니다.

긴 사랑가 모보경, 이상호

너는 죽어 서울 종로 인경이 되고, 나는 죽어 망치 되야 새벽이면 삼십삼천 저녁이면 이십팔수 천지를 응허여 댕댕 치거드면 다른 사람 듣기에는 인경 소리로 들리어도 너고 나고 듣기에는 ‘내 사랑 춘향 댕, 이도령 서방 댕’ 치거들랑 네가 날인 줄 알어다오.”

이도령의 심사 (가벼야이) 모보경, 이상호

방자 눈치 빠른 놈이라 도련님이 춘향 보고 벌써 넋 나간 줄 알었지. “예.” “저 건너 화림 중의 울긋불긋 오락가락 하는 것이 사람이냐, 신선이냐?”

춘향의 편지 내용 (백운홍수) 모보경, 이상호

남원 옥중 춘향 편지 갖고 서울 삼청동 이몽룡 씨 찾어갑니다. 알었지라우? 나 가요.” “이 얘, 이 얘, 이 얘, 게 있거라. 미안한 말이다만 한 말 더 물어보자.” “또 뭔 말이오? 얼른 말 허시오.” “너 가지고 가는 편지 잠깐 보여줄 수 없겠니?” “뭣이 어쩌니? 편지요?

집장사령의 거동 ~ 십장가 ~ 집장사령과 구경꾼의 말 (엎졌든) 모보경, 이상호

형리가 다짐을 쓴 연후에 “춘향 다짐내에 사연 분부 모아라. 여의신의 창가소부로 조종 관장지 엄령허고 발악 거역 허였으며, 신위 천기로 자칭 정절이 죄당만사라. 즉위 타살허여 이일증백 허리니 너 죽노라 한을 마라.” 다짐 끝에 흰 백지를 급창 불러 던져주며, “다짐 받어 올려라.”

천자뒤풀이 (자시으 생천) 모보경, 이상호

이리 한참 읽더니마는 춘향이가 또 눈에 어리어, “보고지고 보고지고 우리 춘향 보고지고. 추천 허던 그 맵씨를 어서어서 보고지고. 걸음 걷든 그 태도를 어서어서 보고지고. 보고지고 보고지고 보고지고.”

광한루 행차채비 (저 방자 분부 듣고) 모보경, 이상호

[아니리]숙종대왕 즉위 초에 서울 삼청동 사는 이씨 양반 한 분이 계시는디 명문거족이요, 세대 잠영지족이요, 국가의 충신지 후예라. 돈령 참봉 출륙시켜 과천 현감 임실 군수 두어 도목 지낸 후 남원부사로 제수하시니, 도임한 지 이삼삭에 선치하사 거리 거리 선정비요, 곳곳마다 칭송이었다.그 사또 자제 도련님 한 분이 계시는디, 연광은 십 육세요 용몽을 ...

몽중가 (아무덴 줄 바이몰라) 모보경, 이상호

[중모리]아무덴 줄 바이 몰라, 좌우로 살필 적으 안에서 단장 소복헌 차환이 쌍등을 돋우 들고 앞길을 인도커날 중계으 다다르니 백옥 현판 우으 황금 대자로 두렷이 새겼으되, 만고 정렬 황능지묘라. 심신이 산란허여 좌우로 살필 적에 당상으 백의헌 두 부인이 옥패를 늦이 들어 좌상으로 청허거날, 춘향도 성경현전과 예기 춘추를 아는 사람이라,“황후의 좌석을...

광한루 풍경 (동편을 가리키며) 모보경, 이상호

[아니리]광한루 당도하야 나귀 내려 풀 뜯기고, 도련님은 누각 우에 올라서 사면 경치를 둘러보시더니, “이 얘 방자야, 처음 보는 곳이라 어데가 어데인 줄 모르겠구나. 네가 좀 일러라.” 방자 팔을 들어 역력히 고하는디,[진양조]동편을 가르치며, “저 건너 보이는 산은 지리산 내맥인디 신선 내려 노든데요.” 북편을 가르치며,“교룡 산성이 저기온디 화계...

난향이 춘향을 달랜다 (적적한 심야간으) 모보경, 이상호

[아니리]춘향이는 이리 앉어 울음을 울제, 그때여 사또는 춘향을 옥에 가두어두고 아무리 달래어도 듣지 않고 고집을 허니 교방청 기생들을 불러놓고, “너희 중에 춘향을 달래어 수청 들게 하는 자 있으면 기안에 이름을 빼어 줄 것이고 수 천냥 상덕을 주마.”허시니, 기생 중 난향이 여짜오되, “소녀와 춘향은 연령이 동갑이요, 죽마고우로 정이 매우 깊사오니...

향단의 변명 (하나는 남중문장재사요) 모보경, 이상호

[아니리]“네 요년, 말히라. 바른대로 허면 이어니와 만일 둔사허는 날은 죽고 남지 못 허리라. 간밤에 애기씨가 무슨 일이 있었지? 너는 모를리 없을테니 바른대로 말해라.”이렇듯 호통허니 향단이 겁을 내어, “마나님 진정허시고 제 말씀을 들어뵈겨요. 간밤에 애기씨와 제가 바느질을 허는디 책방도련님이 나와겨서 애기씨와 말씀허시기에 저는 제 방으로 왔사오...

과거장 (그때여 몽룡씨는) ~ 서리 역졸 분발 (남대문 밖 썩 내달아) 모보경, 이상호

[아니리]그때여 이몽룡은 춘향을 이별허고 서울로 올라가 글 공부 힘써 헐 제, 때마침 태평과를 보이는지라. 과거를 보러 들어가는디,[자진모리]그때여 몽룡씨는 서책을 품에 품고 장중 들어가 어탑을 바라보니, 홍일산 홍양산 봉미선이 완연허고, 병조판서 봉명기 도총관의 별운검과 승사각신이 늘어서 선상에 훈련대장 후상에 어영대장 유진의 금위대장 총융사 별군직...

춘향의 울음소리에 (내행차 나오려고) 모보경, 이상호

[아니리]춘향이는 이리 앉어 울음을 우는디,[자진모리]내행차 나오려고 일초 이초 삼초 헐 제, 쌍교를 어루거니 독교를 어루거니 쌍교독교 나온다. 마두병방 좌우나졸 쌍교를 옹위하야 부운같이 나오는디, 그 뒤를 바라보니 그때여 이도령은 비룡같은 노새 등으 두렷이 올라 앉어 재상 만난 사람 모냥으로 훌쩍 훌쩍 울며 나오는디, 동림숲을 당도허니 춘향의 울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