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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소년 9 (9와 숫자들)

?체육 시간 다가올 때마다 이상하게도 난 머리가 아파서 운동장 한 구석 모래 구름 속 올 것 같지 않던 미래를 바라봤어 수학 시간 수많은 공식들 꼼꼼히 내 삶을 대입해 보아도 원하는 값은 구할 수 없고 복잡한 계산은 나와 맞지 않았어 선생님 말씀 공감하지만 내 안의 의심을 잠재울 수는 없었고 친구들 얘기 함께 웃어도 고작에 그런 게 유일한 기쁨일 리는...

문학소년 9 [9와 숫자들]

체육시간 다가올 때마다 이상하게도 난 머리가 아파서 운동장 한구석 모래 구름 속 올 것 같지 않던 미래를 바라봤어 수학시간 수많은 공식들 꼼꼼히 내 삶을 대입해보아도 원하는 값은 구할 수 없고 복잡한 계산은 나와 맞지 않았어 선생님 말씀 공감하지만 내 안의 의심을 잠재울 수는 없었고 친구들 얘기 함께 웃어도 고작에 그런 게 유일한 기쁨일 리는 없어...

통근버스 9 [9와 숫자들]

그대는 항상 인형처럼 웃고 있지만 그 까닭을 저는 몰라요 새벽 별을 부르던 달콤한 대화도 제 것이 아님을 알아요 멀리서 바라보인 그대 몸짓을 몇 번이고 복기해요 난 모른 척 스치는 그 많은 순간에 그댄 어떤 기분인가요 어서 솔직하게 말을 해봐요 더는 헛된 꿈에 빠지지 않게 좀 더 또렷한 목소리 저를 불러 줄 수 있는지 나란히 앉은 좁은 자리는 늘...

방공호 9 [9와 숫자들]

들어와요 어서 들어와요 내가 만든 작은 세상으로 졸린 곰도 길을 잃은 다람쥐도 어림없죠 그대밖에는 들어와요 들어와요 창이 없어도 나는 빛을 볼 수 있어 들어와요 어서 들어와요 내 마지막 온기는 그대 것이니까 나는 깨어 있을 거예요 매일 밤 그대 곤히 잠들 때까지 봄이 오면 함께 떠나요 모든 슬픔 여기 가둬두고서 들어 봐요 귀 기울여 봐요 내가 지은...

방공호 9 (9와 숫자들)

들어와요 어서 들어와요 내가 만든 작은 세상으로 졸린 곰도 길을 잃은 다람쥐도 어림없죠 그대밖에는 들어와요 들어와요 창이 없어도 나는 빛을 볼 수 있어 들어와요 어서 들어와요 내 마지막 온기는 그대 것이니까 나는 깨어 있을 거예요 매일 밤 그대 곤히 잠들 때까지 봄이 오면 함께 떠나요 모든 슬픔 여기 가둬두고서 들어 봐요 귀 기울여 봐요 내가 지은 그...

통근버스 9 (9와 숫자들)

?그대는 항상 인형처럼 웃고 있지만 그 까닭을 저는 몰라요 새벽 별을 부르던 달콤한 대화도 제 것이 아님을 알아요 멀리서 바라보인 그대 몸짓을 몇 번이고 복기해요 난 모른 척 스치는 그 많은 순간에 그댄 어떤 기분인가요 어서 솔직하게 말을 해 봐요 더는 헛된 꿈에 빠지지 않게 좀 더 또렷한 목소리로 저를 불러 줄 수 있는지 나란히 앉은 좁은 자리는 늘...

손금 9 (9와 숫자들)

가벼운 것들은 모두 파란 하늘 저 멀리 날아갈 것이고 무거운 것들은 모두 검은 바다 저 깊이 가라앉을 거라고 손바닥에 쓰여 있던 걸요 그댄 아무 걱정할 것 없이 내버려 둬요 제풀에 꺾여 이내 잠이 들 테니 내버려 둬요 가까운 곳에 있대요 지금껏 기다려온 바로 그 사람이 창밖에 뭐가 있나요 고개를 돌려 잠깐 내 얘길 들어봐요 손 한 번 더 잡아보고 싶어...

통근버스 9(9와 숫자들)

그대는 항상 인형처럼 웃고 있지만 그 까닭을 저는 몰라요 새벽별을 부르던 달콤한 대화도 제 것이 아님을 알아요 멀리서 바라보인 그대 몸짓을 몇 번이고 복기해요 난 모른 척 스치는 그 많은 순간에 그댄 어떤 기분인가요 어서 솔직하게 말을 해봐요 더는 헛된 꿈에 빠지지 않게 좀 더 또렷한 목소리 저를 불러 줄 수 있는지 나란히 앉은 좁은 자리는 늘 ...

손금 9(9와 숫자들)

가벼운 것들은 모두 파란 하늘 저 멀리 날아갈 것이고 무거운 것들은 모두 검은 바다 저 깊이 가라앉을 거라고 손바닥에 쓰여 있던 걸요 그댄 아무 걱정할 것 없이 내버려 둬요 제풀에 꺾여 이내 잠이 들 테니 내버려 둬요 가까운 곳에 있대요 지금껏 기다려온 바로 그 사람이 창밖에 뭐가 있나요? 고개를 돌려 잠깐 내 얘길 들어봐요 손 한 번 더...

작은 마음 9 (9와 숫자들)

그대는 몰라요 그 한마디 떼기가 제겐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작은 내 마음에 두기엔 버거운 거대한 감정 그대를 만나는 짧은 그 순간을 위해 저는 몹시도 부산을 떨었죠 매일이 마치 마지막인 것처럼 조금의 후회도 없게 감춰두신 선물은 대체 어디 있나요 기다려도 찾아봐도 보이지 않아 수수께끼 같은 그대 침묵에 나는 점점 어려지는데 그대 앞에만 서면 별거 아닌...

작은 마음 9(9와 숫자들)

그대는 몰라요 그 한마디 떼기가 제겐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작은 내 마음에 두기엔 버거운 거대한 감정 그대를 만나는 짧은 그 순간을 위해 저는 몹시도 부산을 떨었죠 매일이 마치 마지막인 것처럼 조금의 후회도 없게 감춰두신 선물은 대체 어디 있나요 기다려도, 찾아봐도 보이지 않아 수수께끼 같은 그대 침묵에 나는 점점 어려지는데 그대 앞에만 서...

잡 투 두 9와 숫자들

?Just like the river flowing down and the rain falling down and the wind blowing up and down Just like the eagles flying out and the tigers growling out and the dolphins jumping in and out Just lik...

낮은 침대 9와 숫자들

낮은 침대 당신의 낮은 침대 위에 살포시 몸을 뉘이면 해야 할 말은 접어두고 슬며시 눈을 감았죠 하늘한 커튼 틈으로는 연한 달빛이 스미고 자꾸만 뒤척이는 걸 보니 당신도 깨어 있군요 동이 터오고 전화벨이 울리면 난 도망가버릴 거에요 한 번은 웃어 드리지만 두 번은 곤란한데요 세 번엔 몹시 화가 났고 네 번엔 너무 슬펐어요 좁다란 창문 틈으로는...

선유도의 아침 9와 숫자들

햇님이 떠오르고 새들은지저귀고 바람이 불어와서 꽃들은 피어나도 어쩐지 자라지 않는 마음 웬일인지 자라지 않는 마음 두 눈이 마주치고 두 뺨은 붉어지고 두 손을 꼭 쥐고서 두 입술을 부딪쳐도 어쩐지 자라지 않는 마음 웬일인지 자라지 않는 마음 그래 없었던 일로 해 넌 원래 그런 놈이니까 달님이 떠오르고 새들은 잠이 들고 바람이 멈추어서 꽃들은 시들어...

평정심 9와 숫자들

?방문을 여니 침대 위에 슬픔이 누워있어 그 곁에 나도 자리를 펴네 오늘 하루 어땠냐는 너의 물음에 대답할 새 없이 꿈으로 아침엔 기쁨을 보았어 뭐가 그리 바쁜지 인사도 없이 스치고 분노와 허탈함은 내가 너무 좋다며 돌아오는 길 내내 떠날 줄을 몰라 평정심 찾아헤맨 그이는 오늘도 못 봤어 뒤섞인 감정의 정처를 나는 알지 못해 비틀 비틀 비틀 비틀 비틀...

그리움의 숲 9와 숫자들

너의 눈빛은 별처럼 밝아서 우리 집에서도 다 보여 나도 알아 한 걸음씩 다가갈수록 거룩한 너의 광채는 내 눈을 멀게 하겠지 너의 목소리는 천둥처럼 커서 내 이불 속까지 다 들려 나도 알아 한 걸음씩 다가갈수록 심오한 너의 언어는 내 귀를 멀게 하겠지 매일 밤 나를 찾는 너에 대한 그리움 짧은 한마디 말도 난 건낼 수 없네 울창한 너의 숲 속에서 길...

그대만 보였네 9와 숫자들

부끄러운 내 말들에도 밝은 웃음으로 대답해주는 사람 어리숙한 내 몸짓에도듬직한 손으로 내 볼을 만져준 사람 비가 와도 내겐 우산이 없어흠뻑 젖은 채로 혼자 걷던 어느 날엔가 힘을 내어 고개를 들었을 때별로 예쁘지도 않고 그저 평범한 사람이지만 내 눈에는 그대만 보였네거대한 인파 속에서 나만이 아는 빛으로 반짝이던 그대만 믿었네 이 거친 세상 속에서 난...

칼리지 부기 9와 숫자들

칼리지 부기 황량하던 캠퍼스에 꽃이 피었어요 나는 한껏 설레어서 가방을 챙기고 출근시간 만원버스는 지독히 붐비죠 옆자리의 여학생도 밤잠을 설쳤나봐 황량하던 캠퍼스에 꽃이 피었어요 나는 혹시 지각을 할까 조급한 발걸음 말을 걸고 싶었으면 곱게 말을 걸지 가만히 있는 내 어깨는 왜 괜히 툭 치고 가니 오, 난 갑자기 가슴이 꽉 막혀요 모두 각자의...

눈물바람 9와 숫자들

울어버릴 거에요 난이유는 묻지 마요그대랑은 상관 없으니까요 잠들어버릴 거에요 난너무 졸려서오늘밤엔 꿈도 못 꾸겠네요 아픔이 없는 행복은 없다고그대 나를 달래주지만아픔만으로 가득한 날도 있어홀로 새는 바로 이 밤처럼 떠나버릴 거에요 난 따라올 생각 마요아주 멀리 영영 떠날 거니까 숨어버릴 거에요 난괜시리 찾지 마요이번에는 꼭꼭 숨을 거니까 아픔이 없는 ...

오렌지 카운티 9와 숫자들

오렌지 카운티 언덕 너머로 별빛을 보아요 오늘 유난히 영롱히 빛나죠 말을 못하고 눈치만 보아요 오늘은 왠지 당신이 밉네요 이 밤이 가도 그대 나를 기억해줄 테지만 또 다른 날에 우린 다시 만날 수 있겠지만 바로 지금, 여기서, 당신과 함께가 아니면 내겐 소용없는데 어깨 너머로 당신을 보아요 오늘 유난히 더 예쁘시군요 적막한 이 밤 빌딩숲 속...

빙글 빙글 빙글 9와 숫자들

당신을 사랑한 뒤로 난 거짓말이 늘었네 아픔은 무탈함이고 그리움은 관절염과 같은 것 당신을 처음 안을 때 그때 난 알지 못했네 새털 같던 그 무게가 이토록 큰 꿈으로 자랄 줄을 어느덧 우리 세 바퀴를 돌았네 산과 들은 바다가 되고 안개 어린 시야 먼지 내린 마음 얼마나 더 함께 할 수 있을지 당신이 걱정되어 난 그 앞을 세 바퀴 돌았네 당신을 배려하여...

삼청동에서 9와 숫자들

삼청동에서 당신과 헤어져 되돌아오는 길에 빨갛게 노랗게 피어 있던 꽃들아 봄날이 길다고 방심하지 말아라 나는 가벼이 마음을 흘리네 당신과 헤어져 되돌아오는 길에 파랗게 하얗게 떠오르던 구름아 햇살이 밝다고 상심하지 말아라 나는 기꺼이 손을 내미네 어깨에 기대어 설핏 잠든 그대와 고요히 감겨진 얇은 눈꺼풀들과 돌고 돌아 더는 갈 곳이 없는 어린 바...

보물섬 9와 숫자들

?엄두가 나질 않아요 그대에게 가는 길이 이렇게도 멀고 험할 줄은 몰랐어 몰래 좌표를 새겨뒀지요 더는 홀로 헤매이지 않도록 그대가 일러준 비밀스런 언어로 지쳐 난 나침반을 꺼내면 동서남북 어디를 봐도 그댈 향해 있지 않은 곳은 없었고 별과 구름을 따라갔지요 한도 없이 낮고 넓은 곳으로 우리를 가르던 헛된 금을 넘어서 닻을 올려요 노를 저어요 높은 파도...

슈거 오브 마이 라이프 9와 숫자들

In the morning you\'re in my coffee You shake my head to wake me up and I feel alive On my donut shining like a star you cheere me up and sing that love song to me In the night you\'re around my te...

창세기 9와 숫자들

?그대는 내 혈관의 피 그대는 내 심장의 숨 그대는 내 대지의 흙 그대는 내 바다의 물 그대는 내 초라한 들판 단 한 송이의 꽃 그대는 내 텅 빈 하늘 위 휘노는 단 한 마리의 신비로운 새 포근한 그 품 속에 가득 안겨있을 때면 기도해요 난 지금이 내 마지막 순간이길 그대 그 아름다운 미소 그 밖에 난 없어요 유일한 나의 세계 매일이 하루 같은 나의 ...

플라타너스 (Studio Live) 9와 숫자들

예쁜 꽃들이 굳세게 피어나도 나는요 기쁘지 않아 시들 날만 떠오르는데요 어리석은 난 꿈 꿀 일이 두려워 밤새 잠 못 들고도 해요 목이 쉬도록 온종일 지저귀는 새들의 아픈 노래도 더는 들어주지 않을래요 매정히도 난 놓칠 일이 두려워 그대 손도 못 잡아줬죠 길모퉁이엔 꽈리를 튼 괴로움이 나를 기다려 타박타박 스치던 어느 사이 내 발목을 힘껏 물어대고...

말해주세요 9와 숫자들

함께 있어도 별들처럼 아득한 그대%D 스쳐가는 작은 말에도 난 숨을 죽이네%D 왜 그리 굳은 표정을 짓나요%D 혹시 우리 지난 날이 조금 후회로운가요%D 손을 잡아도 추억처럼 아련한 그대%D 이미 지난 작은 일에도 난 맘을 졸이네%D 왜 그리 깊은 한숨을 쉬나요%D 혹시 우리 보낼 날이 조금 걱정스럽나요%D 말해주세요%D 그대도 저를 좋아하신다고%...

높은 마음 9와 숫자들

?엽서 위에 새겨진 예쁜 그림 같은 그럴듯한 그 하루 속에 정말 행복이 있었는지 몸부림을 쳐봐도 이게 다일 지도 몰라 아무도 찾지 않는 연극 그 속에서도 조연인 내 얘긴 그래도 조금은 나 특별하고 싶은데 지금 그대와 같이 아름다운 사람 앞에선 높은 마음으로 살아야지 낮은 몸에 갇혀있대도 평범함에 짓눌린 일상이 사실은 나의 일생이라면 밝은 눈으로 바라볼...

안개도시 9와 숫자들

?하얀 장막에 가려져 선명히 볼 순 없을 거야 그러나 보지 못해도 곁에 있는 널 느낄 수 있어 여기는 대체로 흐린 바람이 멎지 않는 도시 오늘도 나는 문을 열며 한 번이라도 더 웃어보려고 해 깍지 낀 입자들의 손을 아직은 풀고 싶지 않아 갇힌 것도 숨은 것도 아냐 좀 더 머물기로 했을 뿐 난 끝까지 노래할게 그대가 언제고 들을 수 있도록 자욱한 그리움...

산타클로스 9와 숫자들

당신의 존재를 처음 알게된 후로 난 많은 단어를 배웠어요 꿈과 소망과 믿음과 인내와 기다림 때론 단념과 실망두요 오시는 길이 혹시 불편하실까봐 눈을 치우지 않았어요 굴뚝은 어젯밤 말끔히 닦아뒀고 큰 양말도 준비했어요 그대에게 난 너무 깊이 빠져 헤어날 수 없어요 화려한 맵시 포근한 마음씨 온 겨울을 녹여요 365일에 오직 하루만을 그리 기다려왔건...

커튼콜 9와 숫자들

?1막은 봄날의 공원 벤치에서 시작됐어요 꽃내음 배인 첫 대사에 색종이 나비가 날았죠 잠깐의 암전 후 불길한 정적이 흐른 뒤에야 깨달았죠 난 이 작품은 로맨스가 아닌 모노드라마 전개 위기 절정 간데없고 발단과 결말뿐인 만남 긴장도 준비도 허락하지 않는 단도직입적인 급반전 내가 언제 나를 사랑해 달랬나요 니 맘대로 왔다 갔잖아 한 땐 내가 울었는지 몰라...

말해주세요 9와 숫자들

ASDF

디엔에이 9와 숫자들

이 밤 불빛들이 모두 꺼져 보이는 건 오직 찬란한 너의 두 눈동자 이 밤 시계추도 멈춰버려 들리는 건 오직 총명한 너의 심장소리 나는 같은 눈을 뜰 수가 없었지 처음부터 정해져 있던 답 너와 나의 몸 속 너무 깊은 곳에 있어서 나도 어쩔 수가 없는걸 이 밤 불빛들이 모두 꺼져 보이는 건 오직 파리한 너의 목덜미 이 방 시계추도 멈춰버려 들리는 ...

실버 라인 9와 숫자들

?난 우는 방법을 모를 때 참는 법을 먼저 배웠어 소중한 건 지켜내는 것보다 잃어버리는 게 더 편해 난 세는 방법을 몰라서 얻은 것만으로 기뻤고 꿈이란 건 이루는 게 아니라 미루는 것인 줄만 알았어 그런데 이상하지 어디엔 햇살뿐 또 다른 어디엔 먹구름 뿐인 저 하늘 여기가 바로 나의 나약함의 무덤 한 걸음만 더 가면 완전히 새로운 세상 Silver l...

빙글 빙글 9와 숫자들

?새벽녘에야 겨우 잠들어 늦은 아침에 눈을 비비고 멍한 얼굴로 거리로 나서 낡은 자동차 시동을 켜면 어떻게 살까 벼락 같이 번쩍이는 걱정 책상 위에도 모니터에도 전화기에도 커피 잔 속에도 보이지 않아 나를 웃게 하는 무언가 미안 오늘 조금 급한 일이 있어서 그랬어 아니 다음 주도 어려울 것 같아 정말 미안해 미뤄둔 약속들만 줄지어 우네 빙글빙글 빙글빙...

이것이 사랑이라면 9와 숫자들

당신을 처음 봤을 때 내 숨은 멎어버렸죠 산소는 충분했지만 알 수 없는 호흡곤란 이것이 사랑이라면 난 하지 않겠어요 당신을 만날 땐 항상 가슴이 터질 것 같아 겉으론 웃고 있지만 언제나 불안했죠 이것이 사랑이라면 난 하지 않겠어요 전화를 안 받으신다면 이 밤을 지새울게요 날 보고 싶어하신다면 언제든 당신 앞에 나타날게요 당신이 나를 떠날 땐 울음이...

실낙원 9와 숫자들

약간 얘기를 해줄까 금빛 바람에 수줍은 꽃씨처럼 흩날리던 웃음 문득 비라도 내리면 바위 틈에 숨어 두 볼을 맞대고서 속삭이던 고백 (귀를 기울이면) 나지막히 재잘대던 모습 그대로 내 곁에 앉아 있을 것 같은 (눈을 감으면) 고요히 잠든 그 모습 그대로 내 품에 안겨 있을 것 같은 약간 얘기를 해줄까 시냇물을 따라 가녀린 풀잎처럼 흩어지던 노래 문득...

언니 9와 숫자들

?언니 언니는 언니의 노래를 불러 나는 나만의 노래를 부를게 그래도 언니는 사랑하는 내 언니야 그때 내가 어리고 여리던 그때에 언니는 나를 꼭 안아주었어 유일한 내 편은 언니밖에 없었잖아 사람들이 언니만 예뻐하고 언니만 한 동생 없다고 할 때엔 눈물을 훔치면서 인정할 수밖에 없었어 그 말은 사실이니까 내게도 자랑스럽기만 한 내 언니니까 언니 이런 말은...

몽땅 9와 숫자들

?누구에게도 누구에게도 주지 않으려 했던 작은 아무도 몰래 아무도 몰래 깊이 감춰두었던 예쁜 내 마음 몽땅 그대에게 빼앗겨 버렸네 혼자라는 게 난 얼마나 좋았는지 몰라 먹고 싶은 것 모두 내 맘대로 고르고 주말이 와도 쓸데없는 약속 대신에 방 한구석에서 옛 노래나 흥얼거렸지 바쁜 일을 할 때 귀찮은 연락도 없고 지저분한 내 방 한심한 생활 부끄럽지 않...

연날리기 9와 숫자들

푸르른 젊음의 하늘 위로 어여쁜 연을 띄웠죠 바람이 질 세라 난 바삐 얼레를 풀고 텅 빈 들판 위를 한없이 달렸네 당신의 고마운 말들과 벗들의 속 깊은 배려도 밝혀줄 수 없는 내 속의 어두운 공간 사실 그리 대단할 것도 없는데 에헤라디야, 내 연을 보아라 인정이 없는 이 세상 너 혼자 따뜻해서 뭐 하려구 에헤라디야, 내 연이 난단다 묵묵히 너의 ...

깍쟁이 9와 숫자들

?기다려지는 것이 없어요 난 딱히 먹고 싶은 음식도 꼭 가보고 싶은 곳도 해보고 싶은 놀이도 없어요 난 아무것도 싫어요 난 모든 게 다 기다려주는 것도 없지요 날 온종일 홀로 침대에 누워서 천장의 별을 세고 양떼를 그려보아도 없어요 난 아무것도 싫어요 난 모든 게 다 늘 곁에 있어주셔도 어쩌죠 솔직히 말해 난 하나도 즐겁지가 않은 걸요 비뚤어진 내 마...

몽땅 9와 숫자들

  누구에게도 누구에게도 주지 않으려 했던 작은 아무도 몰래 아무도 몰래 깊이 감춰두었던 예쁜 내 마음 몽땅 그대에게 빼앗겨 버렸네 혼자라는 게 난 얼마나 좋았는지 몰라 먹고 싶은 것 모두 내 맘대로 고르고 주말이 와도 쓸데없는 약속 대신에 방 한구석에서 옛 노래나 흥얼거렸지 바쁜 일을 할 때 귀찮은 연락도 없고 지저분한 내 ...

유예 9와 숫자들

작은 조약돌이 되고 말았네잔물결에도 휩쓸리는험한 산중 바위들처럼굳세게 살고 싶었는데 작은 종달새가 되고 말았네하릴없이 조잘거리는깊은 밤중 부엉이처럼말없이 살고 싶었는데 연체되었네 우리 마음은완전함은 결코 없다고 해도부족함이 난 더 싫은데내일, 모레, 글피, 나흘, 닷새유예되었네 우리 꿈들은유예되었네 우리 꿈들은 빛을 잃은 나의 공책 위에는찢기고 구겨진...

한강의 기적 9와 숫자들

?나 처음 여기 왔을 때 도시를 가르던 거대한 물길 새푸른 나무 사이로 그때는 몰랐어 거기 있던 널 나 처음 너를 봤을 때 심장을 가르던 뜨거운 불길 예쁜 내 긴 머리카락 너 보라고 난 더 세차게 돌아섰어 난 키가 다 자란 풀잎이라고 했지 두 눈엔 송그랗게 이슬을 머금은 널 만나러 내가 이렇게 멀리 왔어 까슬한 내 손바닥으로 쓰다듬어주려고 널 이것 봐...

낮은 침대 (Studio Live) (Acoustic ver.) 9와 숫자들

당신의 낮은 침대 위에 살포시 몸을 뉘이면 해야 할 말은 접어두고 슬며시 눈을 감았죠 하늘한 커튼 틈으로는 연한 달빛이 스미고 자꾸만 뒤척이는 걸 보니 당신도 깨어 있군요 동이 터오고 전화벨이 울리면 난 도망가버릴 거에요 한 번은 웃어드리지만 두 번은 곤란한데요 세 번엔 몹시 화가 났고 네 번엔 너무 슬펐어요 좁다란 창문 틈으로는 촉촉한 바람이...

이대로도 좋은 하루를 살고 있어 9와 숫자들

이대로도 좋은 하루를 살고 있어 - 03:53 이대로가 좋아 혼잣말로 웃으며 뒤돌아선 널 보내는 밤 이걸로 된 거야 내일이면 다시 너와 함께 걸을 수 있으니 같은 하늘 바라볼 수 있어서 차가운 바람 나로 막아설 수 있어서 가슴 벅차는 하루 하루를 난 살고 있어 이대로도 참 좋은 하루를 우우우우우 우우우우우 스스럼없이 내 어깨를 감싸며 꿈이 가...

석별의 춤 9와 숫자들

석별의 춤 우린 같은 공기로 숨을 쉬지만 다른 언어로 얘기하고 같은 침대 위에서 잠이 들어도 서로 다른 꿈을 꾸지 우린 같은 노래를 들으면서도 다른 몸짓으로 춤을 추고 같이 똑같은 하루를 보내고서도 서로 다른 일기를 쓰지 수많은 밤을 함께 보내온 우리 그 많은 밥을 함께 먹었던 우리 내 차가운 손을 잡아주시던 그대 함께 흥얼거리던 익숙한 우리만의...

싱가포르 9와 숫자들

?그녀는 작은 나라에서 왔어 커다란 가방엔 미소를 가득 싣고 동남쪽 어딘가 티끌 하나 없는 발과 새로움을 모두 담고 싶은 눈으로 몇 년에 한 번을 만나도 우리는 여전히 친구일 수 있어 She\'s from Singapore I know no one else from there So she has it It all belongs to her Isn\'t...

숨바꼭질 9와 숫자들

아직은 돌아보지 말아요 나 숨을 곳 못 찾았으니까 열만 더 세줘요 아니 서른, 마흔 넘어도 내가 잠잠해질 때까지 이기적인 나의 탓이죠 그대만 늘 술래가 되고 손가락질하며 나무라는 사람들 틈에 언제나 똑같은 침묵으로 그대는 자꾸 숨어있는 나를 찾아내 내 머리카락 한 올도 그대 눈엔 선명하다고 고집스럽게 토라진 두 손 달래주며 따사로운 체온을 전하네 ...

다른 수업 9와 숫자들

?너는 누구니 몇 번인가 본 적은 있는 것 같은데 이름도 고향도 나는 몰라 말해준 적 있었다면 정말 미안해 같은 학교를 몇 년이나 함께 다닌 사이인데도 여전히 난 어색하고 불편해 돌이켜보면 그럴 만도 하지 우리는 다른 수업을 들었잖아 너는 물리 나는 화학 우리는 다른 단원을 배웠잖아 너는 문법 나는 작문 너는 누구니 수돗가에서 마주친 적이 있었나 엘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