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을 여행하는 당신과 나
[1절]
이곳은 사막의 유일한 오아시스
메마른 대지에 남겼다는 신의 마지막 키스
탈출을 꿈꾼 이들이 찾아낸 안식의 도시에는
항상 소란스런 파티가 밤낮으로 판치나
언제부터인가 묘한 소문 하나가 돌면서
사람들의 눈과 귀가 한 곳으로들 모였어
그건 이 도시 어딘가에 묻혀있다는 상자에 대한 얘기
'상상의 죄'란 책이 발견되면서 모두 알게되었던
이 도심 아래 비밀 사람들의 마음은 이미
'그 상자안에 담긴 것을 너무나 가지고 싶어
아마 세상에서 둘도 없는 보물이라고 믿어'
어느새 이곳의 풍경은 너무나 다르게 바뀌어갔지
누군가는 새빨간 거짓말이라 외치며 떠나갔지
그러나 분명 뭔가가 드러날 것이라 믿었지만
더 불어난 사람들의 욕심만이 드러나
이제 사람들은 모두가 갈라서서 서로가 서로를
막아섰어 공동체의 목적따위는 달라졌어
밖에서 들어온 이방인들까지 합해서
난장판으로 변한 더러운 탐욕의 도시가 됐어
한때는 목마른 자를 위한 보금자리
하지만 지금은 이곳에 남은 모든 삶이
죽음의 향을 피우니 오늘 만일 도망가지
못한다면 이곳에서 죽을지도 모른다지
[2절]
그 나풀거리는 꿈의 나비를 잡기위해 더 많은 자비를
바라는 사람의 기도는 마치 시체위의 저 파리같이
더러운 욕망 속에다 바쳐왔던 노래라
피로 젖어 변해버린 이 도시밑의 모래가
애당초 존재하지도않는 상자따위를 뱉어?
더 애써서 찾아봐도 없어 이제는 됐어
왜 우리는 빈 상자안에다 망상따위를 담아
큰 박탈감으로 비쳐버린 저 아귀같이들 사나?
당신 눈앞에 보이는 모든걸 담을 수 있다는 상자
잠시라도 머뭇거릴 수 없었다는걸 알아
하지만 의미를 찾지못해 환상만 계속해서 좇네
어쩌면 의미를 알아도 억지를 부리는건지도 모르네
원칙도 모른채 어서달라 조르네
태초에 뱀의 무리를 쫓아낸 사람이 자신의 손에
물린 뱀의 상처에서 빨아서 뱉어낸 독이
깊은 모래바다속에서 잠들었던
사막의 혼을 깨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