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참 차다 두꺼운 옷도 뚫고
내 마음 깊은 곳 까지 파고 드네
속이 참 쓰리다 변변찮은 모습에
무엇 하나 한 게 없구나
담장 너머 들리는 웃음 소리와
달 그림자 밟고 거니는
저 사람들 속에
갈 곳 없이 움츠려있는
길고양이 처럼
무슨 일이 생길지 알 순 없지만
달빛 따라 걷다 보면
한번은 나도 꿈을 꾸진 않을까
초라한 모습이라 해도
저 달이 날 빛나게 하니까
지나 온 길을 또 다시 걸어가도
어디로 가고 있는지 알 수 없네
발이 참 아프다 끝도 없는 길엔
누구 하나 곁에 없구나
거리 마다 퍼지는 차가운 공기와
화려한 불빛을 거니는
많은 사람들 속에
나와 함께 멈춰 서있는
길고양이 처럼
어디로 가야 할지 알 순 없지만
달빛 따라 걷다 보면
한번은 나도 꿈을 꾸진 않을까
초라한 모습이라 해도
저 달이 날 빛나게 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