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살풀이>
산들 바람 부는 가을 하늘 높고 물 맑은데 고요 한 산 기슭에 들국화가 피었구나 연 분홍 보라 빛은 두메골 처녀인 양 흰 빛깔 맑은 자태 산중 처사 닮았는가 닮았는가 그 누구가 가꾸련가 혼자 크고 혼자 피는 높 낮음 가림 없이 우 뚝 우 뚝 여기 저기 여기 저기 새벽 이슬 젖은 얼굴 햇빛 받아 단장 허고 황혼 되어 달 비치니 가장 혼자 한 도 많지 한 도 많지
<중중몰이>
연약한 그 맵시에 무삼 그리 겹친 근심 바람 목에 외로이 서서 바람 따라 한들한들 솔포기 그늘 속에 수줍은 양 귀엽게도 시냇물 언덕 밑에 위늘어져 멋 부리고 나뭇꾼 푸 짐우에 발 맞추어 어디가나 향기 먼저 아는 체라 벌 나비 나는데 가는 손 길 멈추고 바라보니 더욱 다정 춘광이 어제련가 만자 춘홍 꿈이련 들 뒤 늦게 번화 자랑 너를 고이 여기노라 너를 고이 여기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