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밤 비 (I)
-이성교 시
-1964년 6월 9일 ‘불의의 교통사고’로 유명을 달리
한 딸 선미를 위한 자장가로 지어준다.
아아 내 가슴에
떨어진 유성아
밤비는 너의 울음이었다.
땅이 움직여도,
산에 둘이 떨어져도
네가 온통
이 세상에 많은 것 같구나
내 가슴에 뭍혀 있는
너의 무덤에
해마다 무슨 꽃으로
피워주련,
술을 먹어도, 술을 먹어도,
취하지 않는 밤,
밤비는 한 잔 술에 운다.
아빠가 태워 준 창경원의 비행기
이 밤에도 찬비 맞고
빙빙 돌겠지
이제 와
머리에 뒷 짐 인
옛날을 말하지 않으련다.
멀리 흰 나비 한 마리
훨훨 강을 건너고 있는데,
이리도 내 가슴에
천둥이 치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