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끝내고 집에 오니 밥이 없어요
밥 한지가 언제인지 쌀도 없네요
라면도 없고 설거진 쌓여있고
냉장고 안엔 유통기한 지난 인스턴트뿐
도대체 내가 왜 이렇게 사는지 몰라
언젠가부터 모든 것이 귀찮아졌어
일단 담배 한대 물고 부엌에 앉아
논에 보이는 건 가득 찬 덕순이 밥그릇
텅 빈 쌀통과 널브러진 소주병들
냉장고 안엔 곰팡이 핀 반찬 통들뿐
도대체 내가 왜 이렇게 사는지 몰라
언젠가부터 모든 것이 귀찮아졌어
내가 게으른지 이게 병인지
자꾸 나가서 술 한잔 생각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