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는 목 긁적거리면서 눈을 떠
한 층 더 못생겨진 내가 거울 속에
물 한 병을 비워도 찝찝함이 남네
아마 어제 밤에 술김에 태운 담배 탓에
천식이 또 도진듯해
요즘엔 차라리 매캐한 상태에 익숙해
어제 꾼 꿈과 기억이 구분이 안되는
찝찝한 기분에 남은건 후회
분명히 내가 쏜 건 아닌데
만원짜리 자리에 영수증들만 있네
추억의 댓가로 여기려 해봤지만
하나도 기억이 안나 어디갔지 다??
남들 다 이렇다니까 안심은 되는데
기다렸던 청춘이 고작 이런건가 싶네
페북에 올렸던 다짐들이 부끄러워져
이 순간에도 남 구경중이야 드러누워서
어제의 일들은 다 잊자고 마셨고
전부 똑같애 진짜 어제 기억만 없고
그제 걱정을 어제로 어제 걱정은 오늘로
이젠 어떡해 또 들이부어 오늘도?
죄지은 것 하나 없이 책임을 피한 도피
책임이랄 것도 없지 내 기분탓이였지
어젯밤 되새긴 다짐들
이런식으로 셀수 없이 날린 아침들이
무겁게 날 눌러 그럴듯한 핑계도
떨어졌고 흐려지는 시야 이대로
또 하룰 버릴 순 없어 새나간 젊음
천장쳐다봐 뭐해 일으켜야지 얼른
쫓기는 마음가짐과 뻗은 몸
몸뚱이가 안굴러서겠지 속으로 타 썩은 건
비워내고 눌러내야해
날 갉아먹고 있는 이 눈 뜬 잠에서 깨야돼
내 나이 좀더 어릴때는 한량들이 이해가 안갔어
난 술은 맛으로 먹는다며 으름장 놨고
과시 반 허세 반 XO on the rocks
먹을줄도 모르면서 목구멍에 털어넜어
그러던중 대학생활을 매듭을 졌고
내 처음으로 세상에 나와 두발로 걷고
사고치는 깽값이 만만치않을 무렵
자연스레 따라 많아지게 된 내 푸념
난 꼴리는대로 살거라며 삐뚤어진
행-복을 외치면서도 내심 힘들었지
통장에 2500원 그걸로 뭣을할까
한참 고민하다 첨으로 사먹은 소주한곽
그맛은 못 잊어 몸이 못 잊어
그뒤로 한두잔씩 늘다 이래됐지 싶어
무거워진 입에 붓는 망각의 물약
손가락질 하지마 난 남자일 뿐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