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주씨 몸은 어때요
나는 잘 지내요 내 걱정은 마세요
동주씨 동주씨가 시인임을
절대 부끄러워하지 마세요
계속 시를 쓰세요
아니요
제가 이 곳에서 시를 쓴다고
변하는 건 아무것도 없어요
그렇지 않아요 동주씨의 시로
많은 사람들이 위로 받고 있어요
그러니 계속 시를 쓰세요
미안해요
면회시간 다 지났다
이제 그만 나와
동주씨 제발 포기하지 마세요
동주씨 시를 꼭
시를 꼭 들려주세요
나오라고
그 손 놔 그 손 놔 안 돼
동주씨 동주씨
별 하나에 추억과 별 하나에 사랑과
별 하나에 쓸쓸함과
별 하나에 동경과
별 하나에 시와 별 하나에
어머니 어머니
동주야 그곳에서는 잘 지내니
보고 싶다
어머니
광막한 황야에 달리는 인생아
너의 가는 곳 그 어데이냐
쓸쓸한 세상 험악한 고해에
너의 무엇을 찾으러 가느냐
눈물로 된 이 세상이
나 죽으면 그만일까
행복 찾는 인생들아
너 찾는 것 설움
동주야 시를 읊어봐라
시는 창피한 게 아니야
절대 시를 부끄러워하지 마
동주야 멋진 시 한 수 읊어봐라
동주야 동주야
진짜 듣고 싶다 너의 시
웃는 저 꽃과 우는 저 새들이
그 운명이 모두 다 같구나
세상의 것은 너에게 허무니
너 죽은 후에
모두 다 모두 다 모두 다
이 세상에 없도다
없도다
눈물로 된 이 세상이 나 죽으면
그만일까 그 운명이
모두 다 같구나
눈물로 된 이 세상이 나 죽으면
그만일까 그 운명이
모두 다 같구나
나는 무엇을 나는 무엇을
그 무엇을 찾으려 하는가
삶에 열중한 가련한 인생아
너는 칼 위에 춤추는 자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