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조수가 밀려와
검은 갯벌을 감싸듯
메말라 버린 가슴은
너의 생각에 잠기네
살아온 모든 날들은
하루의 시간일 뿐인데
그대 미소 지음에 순간은
영원을 꿈꾸지
희망과 절망은 무대 위에
울고 웃는 지친 광대얼굴
인생의 가면 뒤에 숨어버린
길 잃은 어린 아이처럼
꿈을 꿨나 그대여
시린 가슴 눈물 적시고
널 처음 만난 이 곳에서
고독의 향에 입을 맞추네
빌어먹을 이 거리엔
오늘도 네온이 켜지고
구겨진 지폐 몇 장에
꿈의 시절을 팔아 버린다
금이 간 내 술잔 안엔
작은 나방 한 마리 맴돌고
벽에 걸린 무대 안엔
원숭이들만이 춤추네
희망과 절망은 무대 위에
울고 웃는 지친 광대얼굴
인생의 가면 뒤에 숨어버린
길 잃은 어린 아이처럼
잠을 깨라 그대여
멍청히 풀린 눈을 비비고
목마름에 가슴 금이 가도
시들은 이 도시를 품에 안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