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을 닮아 스쳐가면 그만인줄 알았습니다.
강물처럼 바닷물처럼 흘러가버리면 그만인줄 알았습니다.
바람에 고개숙인 하잘것없는 모습 그대로이고
그리움이 강물에 젖은 모습은 아직도 촉촉히 젖어 있는데
아무일도 없었던것처럼 기억에서 사라질까요
내 사랑이 집착이라셔도
그대는 내 골수에 박혀 내 삶의 영역에서
잠시도 벗어날수 없는
그대 영혼은 내 영혼과 하나된지 오래입니다
그대를 사랑하는게 죄라면 변명하지 않겠습니다.
진정 그대를 사랑했는지 부끄러울 따름입니다
수화기를 들면 목소리라도 들을 수 있을텐데
몰래하는 사랑이라는 핑계로 용기가 없다는 말을 숨기고
사랑은 놓아주는 것이라며 바라만 볼 뿐
내 곁에 있어달라고 말하지도 못하고
해바라기처럼 그대 주위만 맴돕니다
그러나 그대는 알뜰살뜰 저를 사랑하셨습니다
불러보는 이름 하나에 제 가슴이 안온했고
그대 흔적 보는것으로도 동공이 촉촉히 젖었으며
수화기를 들면 온몸이 희열에 넘쳐 열꽃을 피웠고
햇살한 줌 바람 한자락에 그대 숨결 느낄수 있었으니
사랑은 제가 하는것이 아니고 그대가 나를 사랑했습니다
그대 사랑은 하늘 바다처럼 푸르름으로 가득한데
비난하여 들을것 없는 내 사랑에 고개숙인 나는
살아있는동안 기도밖에 할게 없습니다
그대에게 갈수 없다해도 그대 올수 없다 해도
그대 내 사랑이라 믿고 이 생을 살다보면
세월이 흘러 먼 훗날에 그대 오시겠거니
아니면 다음 생에서 우리 다시 만날수 있겠지요
어둠이 깊을수록
그대 그리는 마음의 촉수는 눈을 밝히고
허공마다 그대 숨결 그려지는 밤
불러보는 그대 이름에
무더기로 무더기로 사랑꽃 피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