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기라는 것이 있어서 계절에
맞지 않은 옷이 좀 추웠지
우리에게 주어진 얇았던 시간
치기 어린 나이 하룻밤 퍼부은 소나기로
바다를 약속한 가벼운 날들
내 안엔 무겁게 남았지만
우리 손잡은 밤 뜨거웠는데
손댈 수 없을 만큼
차가워져야 한다는 게 이상하지
가장 가까웠던 너와 나 너무 빠르게
세상의 끝과 끝으로 떨어졌어
우린 그 속도를 감당할 수 있을까
한 공간 안에서 서로를
공감하는 것이 익숙한 사이
이제 각자의 공간으로
단지 널 알기 전의 나로
돌아가는 것뿐인데
나의 모든 과거를 잃어버린 기분이네
잊어볼게
지워볼게
우리 이제 여기서 끝내야 한다면
안된다면 나도 잊어볼게
지워볼게
난 아직 예전 그대로인 것 같은데
안된다면 나...
우리가 함께 한 이 공간들
우린 아무것도 구별하지 않았지만
어느새 큰 벽이 보이고
건널 수 없는 국경이 그어져 있네
허공을 긁어대도 굳건한 장벽
헛걸음을 걷는 듯 느껴져
수치를 좋아하는 세상
우리가 수치를 느끼게
허영심에 붙여진 가격표
그 무게를 떼어내기엔
우리는 너무 가볍고
서로에게 좋은 일이라고 하니
그 거짓말을 믿어보자
우리가 다치지 않게
서로에게 기대었던 시간
다시 몸을 일으키고
이제 각자의 시간으로
단지 너 한 사람 내 곁에 없는 것뿐인데
세상의 모두가 떠나버린 기분이네
잊어볼게
지워볼게
우리 이제 여기서 끝내야 한다면
안된다면 나도 잊어볼게
지워볼게
난 아직 예전 그대로인 것 같은데
안된다면 나도 잊어볼게
지워볼게
우리 이제 여기서 끝내야 한다면
안된다면 나도 잊어볼게
지워볼게
난 아직 예전 그대로인 것 같은데
안된다면 나도 잊어볼게
지워볼게
우리 이제 여기서 끝내야 한다면
안된다면 나도 잊어볼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