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손을 놓겠다고 얘기하는 나잖아
왜 넌 아무 탓하지 않아
고마웠다고 사랑한다고
어떻게 그런 답장을 보내는지
차라리 욕이라도 해
나 지금 널 두고 가려는 거야
감당이 안 돼 그런 말들이
항상 그런 식이잖아
너도 아프잖아
우리 힘들잖아
새벽이 다 되어서야 일을 끝내고 누웠어
넌 자고 있겠지만 나는 아직
우리 사진들을 보다 잠에 드는 게 좋아서
너를 처음 만난 날로 돌아가
갈색 머리 하얀 치마와 나를 향해 걸어오던
발걸음이 그 눈웃음이 어색함이
뜨거웠던 내 여름의 전부였단 걸 넌 알까
나는 너를 사랑했고 너는 너를 미워해
채워주고 싶었어 너의 텅 빈자리에
하루 아홉 번의 예쁜 말과 한 번의 입맞춤
사랑이 뭔지 묻는 너에게 우리라고 답해
넌 조금씩 알 것 같대
그럼 좀 더 와 줄래
내 손 네 손 우리 꽉 붙잡고
아프지 말고 슬프지 말자
내가 널 품에 안으면서 했던 말이잖아
누가 부족했고 덜 했는진 몰라도
너를 보러 가 어제 일하다 밤을 새웠어도
네가 아픈 날은 맘속에 비가 몰아치고
널 데려다주고 혼자 가는 밤 길은 싫어도
네가 해준 밥, 했던 말, 보여준 마음 전부 다
놓치기가 싫었어 욕심쟁이가 됐던 날
그만두려 해 다 될 대로 되란 식으로
몇 달을 보내고 나서야 꺼내보려 해
우리 여기서 멈춰
반대쪽으로 가
하나씩 지워가
당장은 괴로워도
추억이 된다고 하잖아
눈물이 그림을 번지게 두지는 마
너의 인생에 잠깐 머물다 가는 사람 중
한 명이 되는 걸로 만족하려 해
어떤 불행을 마주쳐도
무너지지 않았으면 해
넌 멋진 사람이 맞아
의심들은 뒤로해
반대편 멀리서라도 같이 걷고 싶은 내 마음이
우릴 더 괴롭힌다면 그것도 다 져버릴게
아니 조금만 더 나중에 널 만났더라면
아니 조금만 더 우리 아니 처음부터 우리
서로를 바라보며 좀 더 사랑했었더라면
아니 그냥 우리 사랑하지 말았더라면
이 밤이 가도 괴롭지는 않았을 거야
지금 이 모든 상황이 싫어
미치도록 아파
마지막까지 넌 따듯하게 보내줘
그건 잔인하면서도 고마워
소중했던 기억들로
행복했던 기억들로
안녕
안녕
안녕
안녕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