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허 같은 너의 집엔
나만 아는 것들이 있어
페인트 휙휙 칠한 파란 문
머리맡에서 잠드는 강아지
흑백사진 속에 남은
지나버린 시간들이
내가 손대고 발디딘 모든 공간의 자국
가장 빛나는 것들이 숨어 있는
네 마음은 예쁜 폐허가 되어지고
누구도 알 수 없지만
아무나 갈 수 없지만
폐허 같은 너의 집엔
나만 아는 것들이 있어
잠 못 이룬 채 흐르던
투정들로 채우던 시간
빛 바랜 소파 위
상처를 쓰다듬던 너의 손
가장 두려운 것들이 숨어 있는
네 마음은 아픈 폐허가 되어지고
누구도 알 수 없지만
아무나 갈 수 없지만
폐허같은 너의 집엔
나만 아는 것들이 있어
무표정한 얼굴 뒤엔
나만 아는 것들이 있어
침묵 사이로 새어나오는
소음마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