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애쓰지
않고
흐르는 대로
살기로 했어
넌 머쓱할 만큼
잊혀져 갔어
난 그런 거라
믿었어
말 되지 않을 건
없잖아
시간이 모든 걸 다
말이 되게 하니까
아무런
준비도 없이
하필 찬란한 날에
니 생각이 왜
그럴듯한 풍경
내 모습 내 말들
또 겉옷 같은 얼굴
표정과 습관들
다 지워 버리면
사실 이렇게 여전히
그럴듯한 풍경
내 모습 내 말들
꽤 어른스런 몸짓
또 말투 약속들
다 우습지 않니
우린 어쩌면 여전히
난 애쓰지
않고
흐르는 대로
살기로 했어
다 지울 순 없는
흔적으로
널 내 어딘가에
두고서
글자로만 남은
얘기들
소리 나지 않게
저 아래 남겨진 것들
손끝으로 밀어도
사라지지 않는
저 끝
한 칸의 너
니가 섞인 풍경
내 모습 내 말들
또 너를 닮은 얼굴
표정과 습관들
다 지우려 해도
사실 이렇게 여전히
불현듯 한 상상
그 헛된 생각들
돌릴 수 없는 것과
남겨진 기억들
참 우습지 않니
나는 어쩌면 여전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