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나의 어디를 보는 걸까
나도 너를 제대로 보는 걸까
다른 곳을 향하지는 않을까
무서워져
이런 마음 바보 같다는 거 알아
떨어질 수조차 없게 돼 버린 걸
그럼에도 혹시라는 두 글자에
불안해져
보이지 않았던 나를 보고
조금씩 다가와 날 깨우고
어디도 가지 못하게 묶어
그게 싫진 않았어
전하고 전하려 애를 써도
애매한 바람은 너의 근처도
가지 못하고 나는 오늘도
빌려온 말론 전하지 못한
허공에 번져 사라지는 마음
이곳에 남아
떠나지마 날
혼자 두지 마
쏟아내면 채워지지 않을까 불안해하면
네가 있어 줄까
나를 잡아줘
놓지 말아줘
곁에 있어줘
지금 이대로
계속 이대로
이어진 채로
너는 나의 공허한 시간 속에
나는 너의 투명한 시선 속에
안긴 채
그 누구도 닿을 수 없던
밤을 뛰어넘어
이런 날이 이어질 수 있을까
위태로운 마음에 사로잡혀 잠들 때
차라리 너와 이대로 사라질 수 있다면
좋을 텐데
보이지 않았던 나를 보고
조금씩 다가와 손 내민 널
어디도 가지 못하게 가둬
그게 쉽진 않았어
서로가 길들여진다는 건
서로가 서로의 길이 된 것
너 없는 세상이란 허상일 뿐인걸
사실은 알고 있어
이런 서툰 마음 따위
전해질 리가 없단 걸
그냥 흘려들어
아무도 몰래 새겼던
우리 이름 파도가 밀려와 숨겨주길
빌려온 말론 전하지 못한
거품이 된 채 사라지는 마음
이곳에 남아
떠나지마 날
혼자 두지 마
쏟아내면 채워지지 않을까 불안해하면
네가 있어 줄까
나를 잡아줘
놓지 말아줘
곁에 있어줘
제발 이대로 시간을 멈춰
차라리 나와 이대로 죽어줘
더 가라앉아
떠오르지 마
떠나지마 날
쏟아내면 채워지지 않을까 불안해하면
네가 있어 줄까
나를 잡아줘
놓지 말아줘
곁에 있어줘
지금 이대로
심해 너머로
사라진 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