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개가 돋아나기 전에는
새카만 땅속이 내게 전부지
날개가 돋아나기 전에는
노래는 필요 없을 거라 그랬지
하지만 태어났으니까 멈출 수가 없어
그래 살아있으니까 포기할 순 없어
시간이 해결해 준다면 노력 같은 건 필요 없는데
이겨내라 견뎌내라 버텨내라 여전히
돋지 않는 날개를 나는 노래하고 있어
이겨내라 견뎌내라 버텨내라 아직도
오지 않는 여름을 나는 노래하고 있어
잠이 오지 않는 이런 밤에는
이불에 숨은 채 내게 물었지
이유도 방법도 알고 있는 주제에
아직도 그 틈에 있는 거냐고
하지만 이 등은 너무나 불안해서
떨리는 목소리로 떨쳐내고 싶어도
시간이 해결해 준 것은 단 하나도 없는데
이겨내고 견뎌내고 버텨내도 여전히
끝날 것 같지 않을 이 겨울의 땅속에서
노래하고 노래하고 노래하면 언젠가
모두 노래해줄 순간을 나는 노래하고 있어
새카만 땅속이라도 노래해야 해
날개가 없더라도 노래해야 해
기다리지도 주어지지도 않는 나의
여름을 노래해야만 해
날개가 돋아난다고 해도
노래는 언젠가 끝이 나겠지
여름이 돌아온다고 해도
노래는 언젠가 끝이 나겠지
하지만 만약에 누군가 듣고 있다면
그래 살아있었단 걸 알아줬음해서
시간이 흘러서 모두 잊혀진다고 해도
없어져 버린다고 해도
이 여름의 노래를 끝까지 부를 수 있게
이겨내라 견뎌내라 버텨내라 여전히
돋지 않는 날개를 나는 노래하고 있어
이겨내라 견뎌내라 버텨내라 아직도
오지 않는 여름을 나는 노래하고 있어
이겨내고 견뎌내고 버텨내도 여전히
끝나지 않는 땅속 돋지 않는 날개라 해도
노래하고 노래하고 노래하면 언젠가
이 여름의 노래가 날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