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젠 하루 종일 무더웠지
밤새 뒤척이며 꿈을 꿨어
이젠 잊었다고 생각했던 그 날
너무 생생히 다가와
사랑은 운명처럼 쏟아지고
금새 그친 여름 소나기지
집에 돌아오며 울던 그 소년은
이젠 새벽비에 젖네
그 소녀의 짓궂은 장난에
수줍어서 말도 못하고
불어난 개울가에 미끄러져
옷은 흠뻑 젖어 버렸어
사랑은 운명처럼 쏟아지고
금새 그친 여름 소나기지
집에 돌아오며 울던 그 소년은
이젠 새벽비에 젖네
그 후로도 서른 번의 여름이
소년 곁을 스쳐 지나고
이젠 여인이 되었을 소녀를
행여 알아볼 수 있을까
사랑은 운명처럼 쏟아지고
금새 그친 여름 소나기지
집에 돌아오며 울던 그 소년은
이젠 새벽비에 젖네
서른 번의 여름 지나 그 소년은
이젠 새벽비에 젖네